1조6천억 상당 추가 기부한 워런 버핏 "유언장 서명 전 자녀가 읽게 하라"

입력 2024-11-29 10:27:24 수정 2024-11-29 10:31:22

주주들에게 편지글…"수년간 세명의 자녀 제안 받아들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F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FP=연합뉴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94)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11억5천만달러(약 1조6천억원) 상당의 자사 주식을 사별한 아내 이름을 딴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3명의 자녀가 운영하는 다른 3곳의 재단에 각각 기부한다고 밝힌 가운데 "부모의 재산이 많든 적든 자녀가 성숙하면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 자녀가 유언장을 읽어보게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5일 주주들에게 전하는 편지글에서 "만일 자녀가 아무런 질문이나 제안을 하지 않으면 주의 깊게 듣고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채택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수년 동안 나는 세 명의 자녀 모두로부터 질문과 의견을 들었고, 종종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내 생각을 옹호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내 아버지도 내게 똑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몇 년에 한 번씩 유언장을 바꿨는데 대개는 아주 사소한 것만 바꿨고 유언장 내용을 단순하게 유지해왔다"며 "찰리(찰리 멍거 부회장)와 나는 사후에 유언장 때문에 수혜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때로는 화를 내면서 소원해지는 가족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버핏은 "실제이든 어린 시절 이미지들이든 질투는 확대된다. 특히 아들들이 딸들보다 돈이나 지위에서 유리할 때 그렇다"고 글을 이어나갔다.

끝으로 "사망 이전에 자녀들과 완전히 논의된 부유한 부모의 유언장이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 몇몇 사례들을 봤다"며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마무리했다.

버크셔 주식이 대부분인 버핏 회장의 재산 가치는 약 1천500억달러(약 210조원)에 달한다.

그는 앞서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하고 2006년부터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가족 이름을 딴 재단에 정기적으로 재산을 기부해왔다.

최근에는 보유하던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식 지분을 대거 내다 팔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가 사들인 도미노피자와 풀 코퍼레이션(Pool Corp.) 주가는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주식시장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