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장 "학교를 난도질, 정말 가슴이 아프다" 개탄

입력 2024-11-26 12:56:29 수정 2024-11-26 14:12:50

2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며 학생들의 시위는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주장하는 래커칠이 돼있다.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며 학생들의 시위는 일단락되는 모습이지만, 래커칠 등 시위로 인한 학교 측 피해 보상 문제로 의견 대립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열린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한 대학 측과 학생들의 3차 면담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결렬된 가운데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면담에서 '대학의 이미지 악화'로 학생들의 취업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면담 속기록에 따르면 김 총장은 당시 면담에서 "대외적으로 학교에 충격이 오래 가고 있고,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는 학생들이 졸업해서 취업할 때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 얼마든지 대화로 할 수 있었는데 이 정도까지 학교를, 사람의 몸을 난도질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개탄했다.

김 총장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며 "왜 이렇게 수순을 밟았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어 "떡을 달라는 데 돌을 주겠나.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라며 "미국이나 일본을 보면 2000년 이전까지는 여대가 많았지만 이후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가 반토막이 나는데, 어떤 대학이 이런 논의를 안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또 "지금 시대는 변화해야 한다. 우리가 발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분도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어려운 시점에 학생들이 이렇게 터뜨리고 볼 건가 참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면담에는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 및 단과대 대표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가 참석했다. 총학생회 측은 "김 총장의 참석은 사전 고지 없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면담에서 양측은 본관 점거와 피해 보상을 둘러싸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대학 측은 "본관 점거는 불법이며, 대학 행정이 마비됐다"며 본관 점거를 푸는 것이 대화의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또 총학 측이 요구하는 '공학 전환 논의의 전면 철회'에 대해서도 "어떻게 조직에서 '앞으로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나"면서 "상식적으로 (공학 전환 논의의) 완전 철회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총학 측은 "완전 철회가 아니라면 본관 점거를 풀 수 없다"면서 ▷학생들 의견 수렴 방안 ▷한국어문화 전공 외국인 남학생들의 복수전공 금지 ▷대학 측의 입장문을 요구했다.

다만, 3차 면담도 양측이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학 추산 최대 54억여원에 달하는 피해보상 문제 등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