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사도 광산 추도식 불참 소식에 "유감…예정대로 개최"

입력 2024-11-24 08:30:30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 내부에 7월 28일 모형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 광산 내부에 7월 28일 모형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일본에서 열리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등을 추모하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하루 전 전격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24일 오전 주한일본대사관은 한국의 추도식 불참 결정에 대한 입장으로 "정부로서 주최자인 현지 관계자와 협력하면서 일한 정부 간에서도 정중한 의사소통을 실시해 왔다"며 "이런 가운데 이번에 한국 측이 불참한다면 유감스럽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러면서 "어쨌든 식전은 올해 7월 세계유산위원회의 우리(일본) 정부 대표 성명에 따라 현지 관계자를 중심으로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추도식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전날 불참을 결정했다.

특히 일본 정부 대표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하는 게 결정적이었다. 그는 지난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인물이 일제강점기 한국인 강제노동 피해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일본 정부 대표로 오는 건 한국인 유족에겐 모욕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일본측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자를 위로하는 내용이 담길지도 불투명했고, 한국 유가족의 추도식 참석 경비를 우리 외교부가 부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우리 정부에 대한 약속, 추도식 준비 과정까지 일본의 태도는 과거사와 관련한 '진정성'이 결여됐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1200~1500명의 조선인이 동원돼 강제노역했던 곳이다. 하지만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대상 기간을 에도시대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하며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며 세계유산 등재라는 '잇속'만 챙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추도식 참석을 위해 전날 일본에 도착한 한국 당국자들과 유가족 9명은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자체 추도식 장소로는 사도섬 내 사도광산 옛 기숙사터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정부측 대표인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도 일본 측이 준비한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고 자체 추도식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