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구분 기준에서 경험의 단절(斷絕)은 상당히 중요하다. 물론 절단면이 깔끔한 구분이라기보다 역사적 변곡점에 따라 뭉뚱그려진 묶음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64년까지 인구 폭발 시기의 베이비부머, 1965~1979년생으로 대입시험이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뀌고, 외환위기로 취업대란을 겪은 X세대, 1980~1994년에 태어나 디지털 기기를 본격 수용하고 새천년을 연 M세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Z세대부터는 구분이 더 모호하고 출생 기간의 간극(間隙)도 크다.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18년 11월 발간한 보고서 '트렌드 MZ 2019'에서 MZ세대를 처음 사용했는데, 1980~2004년생으로 정의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4년생이 된다. 그런데 Z세대를 처음 소개한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Z세대를 1997~2012년생으로 구분한다. 미국 주요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M세대와 Z세대를 명확히 구분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MZ로 묶어 부르기를 좋아한다. 연령 구분으론 20~40대가 해당하는데, 쓰임새는 매우 젊은 세대를 특징짓는다. MZ세대 카테고리가 사실상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2010년 이후 출생인 알파(α)세대까지 등장했고, Z세대와 합쳐 '잘파세대'라고 부른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신세대다. 특징짓기 편리하도록 초중고생부터 잘파라고 가정해 보자. 이들은 모바일 세대다. 스마트폰을 쥐고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바일과 일체형이다. 세계를 무대로 동호인들과 관심사를 연결하고, 게임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들을 적극 소비하며 직접 생산도 한다. 이른바 숏폼 형태의 영상을 올리며 타인의 흥미에 적극 공감한다. 명품에 솔깃하기보다 개성 발현에 주목한다. 얽매이기보다 상황을 공유하며 느슨하게 함께하는 대인관계를 즐긴다. 온 가족이 TV 앞에 둘러앉아 인기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험 따위는 없다. 고도성장 시대의 단물을 맛보지도 못했는데 기성세대 부양의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기성세대는 이들의 미래를 조언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과거 답습(踏襲)의 속도보다 미래 변혁의 속도가 훨씬 빨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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