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김장철이 온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일은 보람도 있지만 힘든 일이다. 특히 소금에 절여져 무거운 배추와 무를 나르고, 김칫소와 양념을 버무리고 이를 다시 김치통에 넣어 김치냉장고로 옮기거나 심지어 독에 담아 묻어두는 일련의 과정에서 손목, 팔꿈치, 허리, 고관절은 남아나지 않는다.
이처럼 오랜 시간 반복적인 작업을 하거나, 일정 한도 이상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근육과 관절은 손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목, 어깨, 손목 등의 부위가 손상되면 통증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일반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이라고 부른다.
◆ 근골격계 질환이란
근육, 신경, 건, 인대, 뼈와 주변조직 등 근골격계에 발생하는 통증 또는 손상을 근골격계 질환이라 정의한다. 근골격계 질환은 근육과 관절이 있는 어느 부위든 나타날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오래 사용해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도, 청소나 설거지 등 반복적인 일을 하다가 팔꿈치에 통증이 나타나는 '테니스엘보'도 모두 근골격계 질환이다.
이뿐만 아니라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오십견, 석회화건염을 비롯해 발바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골절 수술 후 발생하는 인대 염증, 경추나 요추에 발생하는 다양한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의 범위는 넓다.
근골격계 질환이 괴로운 이유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뻐근하고 불편한 수준을 넘어서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작업은 물론이고 휴식이나 수면을 방해하기도 하고, 이것이 누적되면 근육이나 관절, 뼈의 손상과 변형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적 방법말고 체외충격파 치료, 고주파 치료, 운동 치료 등이 비수술적 치료로 많이 사용된다.
◆ 비수술적 근골격계 치료법 1 - 체외충격파 요법
체외충격파는 몸 밖에서 높은 에너지의 압력파를 병변 부위에 조사해 분해와 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통증을 일으키는 병변에 1천~1천500회의 충격파를 가하는 방식으로 척추와 관절, 근육, 인대 등에 시술하는데 통증이 있는 근육과 인대, 힘줄 등 손상된 조직에 강한 에너지를 전달하여 혈관의 재형성을 돕고, 세포를 활성화시켜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급·만성 근골격계 환자들의 신경섬유를 자극해 통증을 완화시키고 인대 인장력을 강화한다.
체외충격파 요법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방사형 방식과 집중형 방식이다. 방사형 방식은 피부 표면에서 에너지가 넓게 분산되는 방식으로 충격파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근막, 근육, 넓은 부위 치료에 적합하며 주로 근육통 근골격계 질환에 사용한다. 충격파를 통해 섬유성 변화가 되어 있는 곳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긴장되어 짧아진 근육 부위를 늘려준다. 집중형 방식은 병변 부위 한 곳에 충격파를 보내 집중 치료하는 방법으로 손상 부위에 강한 충격파를 조사하여 통증을 감소시키고 조직을 재생시킨다.
남준모 곽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체외충격파의 경우 깊은 병소까지 에너지를 전달하여 근골격계 관절의 병변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에너지를 한 부위에 집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건 부착 부위 치료에 유용하다"며 "절개나 마취 등이 필요 없는 비수술 치료이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에게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 비수술적 근골격계 치료법 2 - 고주파 치료와 슬링 요법
또다른 방식으로 '고주파 치료'가 있는데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자기파를 인체 조직에 침투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고주파 에너지를 침투시키며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증가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이물질 제거 및 통증 완화의 효과를 나타낸다. 급성 통증, 근골격계 질환, 관절염, 신경통, 근육 이완과 같은 질환에 효과적이다.
운동치료 요법은 다양하게 있지만 그 중 '슬링 요법'은 디스크,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자를 대상으로 줄과 보조도구를 이용하여 근력과 지구력 증가, 통증 조절과 같은 신체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재활 운동 방법이다.
슬링 요법은 해부학적 지식을 갖춘 전문 도수치료사가 신장(Stretching)과 견인(Traction), 이완(Relaxation), 정형도수치료(Orthopedic manual therapy)의 방법으로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자극해 통증의 중심 요인을 치료한다.
남준모 과장은 "목, 어깨, 허리, 무릎 등 다양한 척추, 관절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남준모 곽병원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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