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국방 등 줄줄이 즉흥 낙점…충성심 척도로 판단
속도전에 참모진도 놀라…성비위 등 부실 검증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즉흥식 인선이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 장관 후보는 2시간의 비행 중에 지명했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프레젠테이션을 받던 중 갑자기 내정했다. 후보자의 상원 인준 통과 가능성보다는 '충성심'을 가장 큰 척도로 삼고 있다. 하지만 즉흥식 인선에 따른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충성심 척도…비행기서 2시간 만에 지명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내정이 즉흥식 이선의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만 해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미정' 상태였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충성파 맷 게이츠가 이 자리에 낙점돼있었다. 2시간의 비행 중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정된 것이다. 심지어 게이츠의 이름은 이날 워싱턴DC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거론됐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 내정도 급작스러웠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러라고에서 후보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받던 중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를 갑자기 내정했다. 이후 발표까지 신속하게 이뤄지면서 일부 캠프 인사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야 헤그세스 내정 사실을 알게됐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군에 처음 거론됐을 때도 트럼프 당선인은 비웃고 말았다가 마음을 바꿔 최종 낙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도 자신이 진행했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견습생) 방식을 적용하는 등 독특한 인선 스타일을 보여주기는 했다.
당시엔 당선 한 달 뒤인 2016년 12월에야 첫 번째 내각 인선이 발표됐지만 이번에는 당선 며칠 뒤부터 속도전으로 인선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집권 2기 인선 작업의 중심에는 대형 스마트 TV가 있다. 인수위가 작성한 후보군 명단을 훑어보다 관심 있는 인물이 나오면 스마트 TV로 해당 후보자가 출연했던 방송을 곧바로 살펴보는 식이다.
◆급속한 후보자 인선에 부실검증 논란도
주요 인선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후보자 부실 검증 논란도 일고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지명 후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다.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자도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경력이 없이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발탁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낙점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의 과거 발언으로 적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인선에 있어 후보자의 상원 인준 통과 가능성보다는 '충성심'을 가장 큰 척도로 삼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집권 1기 때의 경험이 작용하고 있다. 당시엔 경험 부족 상태로 백악관을 넘겨받은 '아웃사이더'로서 전직 관료 등의 조언을 받는 등 통상적인 '워싱턴 방식'으로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지만 이후 이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고 배신당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 외부의 조언에는 덜 귀를 기울이고 충성도를 가장 큰 기준으로 인선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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