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일도 없고, 또 감출 것도 없다" 의혹 일축 [尹대통령 담화·기자회견]

입력 2024-11-07 17:41:14 수정 2024-11-07 20:06:33

尹, 사과하되 각종 의혹 제기에는 강하게 반박
명태균 씨 관련 부적절한 일 없어… 해명과정서 오해도 생겨
"재보선 공관위원장 누군지도 몰랐고, 창원산단은 대선 공약"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면서도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분명하게 반박했다. 해명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생긴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다.

◆명태균 씨 관련 "부적절한 일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명태균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부터 설명에 나서며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대선 당선된 이후에 (명 씨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제가 전화번호를 지우고 텔레그램에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텔레(그램)로 온 것인지, 아니면 전화로 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하 전화를 받고 어쨌든 명태균 씨도 선거 초입에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고 자기도 움직였기 때문에 하여튼 수고했다는 얘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한 기억이 분명히 있다고 제가 비서실에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대변인 입장에서는 이것은 이렇고, 저것은 저렇고 얘기하기는 그러니까 사실상 연락을 안 했다는 그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전달 과정에서 생긴 오해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선) 경선 뒷부분에 가서 그럴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연락하지 마라' 한 적이 있다. 명 씨가 문자를 보냈을 수 있지만, 답을 안 한 건 소통 안 했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 고맙다는 인사도 할 수 있지 않냐. 여러 도움을 준 사람에게 매정하게 하는 것이 좀 그렇고, 명 씨도 섭섭해하는 것 같아 전화를 받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의 통화 등에 대해서는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얘기를 하는데,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는 그런데 좀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명 씨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 등을 바탕으로 불거진 여론조사 조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창원 산단 선정 관여 등 세 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모두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자신있게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을 위해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고, 잘 안 나오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은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도 명태균 씨한테 그런 걸 맡기지 않았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도 보고 받았는데, 정책에 대한 국민들 반응을 주로 하지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정말 지금까지 다섯 손가락 안에 했던 것 같고, 기본적으로 국민 세금 가지고 대통령 지지율 조사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창원산단 개입 의혹도 일축

2022년 5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공천개입설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 갖고 제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아울러 당시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면서 "당시 재보궐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현) 비서실장인 줄로 알고(착각하고) 있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당의 공천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고, (공천을) 좀 더 바람직하게 하게 해달라고 저한테 부탁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원리원칙에 대한 얘기만 했지 누구를 공천해라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재·보궐선거의 특성을 언급하며 "새롭게 대규모 총선을 할 때처럼 인재영입위원회, 공천심사위원회처럼 하는 것이 아니다. (나갈 사람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천에 대한 얘기 한 기억은 없고, 당에서도 공관위와 최고위에서 '딱딱 찍어서' 전략공천으로 마무리를 지은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제기가 나온 창원 산단 역시 다른 10여개의 국가산단과 함께 "대선공약이었다"고 강조했다. 투명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으며 개입할 여지도 없었다는 것.

윤 대통령은 "산단 지정이라는 것은 오픈해서 진행하는 것이지 비밀리에 하는 게 아니다. 신청을 받고 산업정책적인 면과 토지 인허가, 형질변경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산업자원부가 같이 진행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자료도 내고 해서 결론이 나는데, 저도 위원회에서 결정이 났다하면 보고 받고 대통령이 보고 받는 즉시 언론에 내는 거다. 제가 다시 조정해서 마지막 도장을 찍어주는 게 아니다. 제가 전화해서 됐다 말았다 하는 그런 걸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