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 여사 대외활동 관련 "국익 관련 꼭 해야 하는 것 아니면 앞으로 중단" [尹대통령 담화·기자회견]

입력 2024-11-07 16:00:46 수정 2024-11-07 20:03:13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 바꿨어야 했다"
"문제 근본 원인 저에게 있어"…제2부속실장 임명도 완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과 관련해 "결국 국민이 좋아하시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한다"며 "지금의 여론을 충분히 감안해 외교 관례와 국익상 반드시 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대외활동 자제가 아니라, 저와 핵심 참모 판단에 국익과 관련해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닌 활동은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중단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주가 조작, 국정 관여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는 "매사에 더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이렇게 국민들한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했다.

다만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과 함께 선거도 치르고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참모를 야단치면 (부인이) '당신이 부드럽게 하라'고 하는 것을 국정 관여라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치르고 국정을 원만하게 하길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검찰총장 때부터 저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지만 제 집사람도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것은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기존 조직이 잘 돌아가는지를 봐야 하는 면에서 직보는 필요하지만 계통을 밟지 않고 무슨 일을 하는 것을 저는 받아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개인 전화로 사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저도, 제 처도 취임 후 휴대폰을 바꿨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중에 무분별하고 언론에 이렇게 까지고, 이런 생각을 그때 못했던 것 같은데 이게 전부 제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됐어도 검사 때 쓰던 휴대폰을 계속 쓰고 있으니 무조건 바꾸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통상적 공무원, 장·차관과 (통화나) 국가 안보 관련이 아닐 때 제 휴대폰을 쓰고 지금도 엄청 많은 문자가 들어온다"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을 미리미리 전직 대통령 때의 프로토콜대로 싹 바꿨으면 되는 건데 저 자신부터 못 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근본으로 들어가면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것(휴대폰)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얘기를 제가 즉각 생생하게 봐야 한단 생각이 너무 강했다"며 "그걸 여론의 한 지표로 정제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워낙 오래 쓰던 번호라 아까워서 그런 마음도 있었지만 누구를 통해서 연락을 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당에 초선 의원들이 저에게 전화하면 제가 딱 받고 저도 저녁 일정이 없으면 '어디로 오세요' 하기도 한다"며 "의원들이 이런 대통령을 처음 봤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와 통화한 분 손을 들라 하면 무지하게 많을 것이고 텔레그램이나 문자를 주고받은 분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전 이게 리스크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이 부분은 리스크를 줄여 나가면서 국민들이 이런 걸로 걱정하고 속상해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국민의힘 입당 직후 연락이 쏟아지자 김 여사가 대신 답변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조금이라도 누구한테 도움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인연을 못 끊고 고맙다는 얘기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보니 이런 문제가 좀 생긴 것 같다"고도 했다.

이날 김 여사의 공식 활동을 보좌할 제2부속실을 정식으로 출범했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그는 "제2부속실장을 오늘 발령 냈고 제2부속실장이 같이 일할 직원들도 금명간 다 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대통령 부인에게 뭔가 요구가 오면 그런 걸 받아서 어떤 식으로 할지 대통령 부속실에서 했는데 부속실도 워낙 바쁘다 보니 그런 것들을 잘하면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