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과 중동 사로잡은 K-방산, 미국 시장 진출도 '눈앞'

입력 2024-11-06 13:03:19

K-방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계기 수출 급증
K9 자주포와 비궁, '천조국'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
전통 강국 독일·프랑스의 견제…정책적 뒷받침 필요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윤석열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맞은 가운데 한국의 방위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외교와 방산 협력 전략이 맞물리면서 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뿐만 아니라 중동에서도 K-방산의 인기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성능을 갖춰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쟁 장기화 속에 방어력을 강화하려는 폴란드·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한국 무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위협에 신속한 무기 도입이 절실해진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총 124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계속해서 한국과의 계약을 확대해 유럽의 군비 증강 흐름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중동 지역 상황도 한국 방산 성공에 기여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최근 이라크까지 한국의 방공 무기체계에 관심을 보이며, 약 95억 달러(약 12조5천억원)에 달하는 천궁-II(지대공 요격 미사일) 대규모 도입을 확정했다.

방산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은 방어 시스템 강화와 군비 현대화를 위해 검증된 기술력을 가진 K-방산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방산 기술의 글로벌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도 자동화 성능개량을 통해 현재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만약 미국 진출이 성사되면 K-방산의 역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올해 방산 수출 목표액은 200억 달러로 설정했으며, 수출 대상국 및 품목 다변화를 통해 세계 방산 수출 점유율도 5%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 방산의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유럽의 방산 강국들은 K-방산의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 방산 시장을 지키기 위해 한국의 방산 제품이 주요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기술 혁신과 함께 더욱 강력한 품질 관리 및 전략적 지원을 통해 이들 국가의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회장은 "국내 방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선 정부의 더욱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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