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길 학봉종손·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본부 회장 "서산 선생 서원 만들어지길"

입력 2024-10-30 15:06:12 수정 2024-10-30 18:27:43

퇴계학맥 완성한 '서산 할배', 아직도 배향하고 모시는 서원 없어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학봉종택 맞은편에 들어선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학봉종택 맞은편에 들어선 '임란역사문화공원'. 이 곳 교육관은 서산 김흥락 선생이 지은 초가삼칸 이름을 따 '서산재'로 지었다. 엄재진 기자

최근 준공돼 일반에 공개된 임란역사문화공원.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학종종택 맞은편에 들어선 공원 가장 앞에는 '서산재'라는 편액이 걸린 건물이 들어서 있다.

후세들에게 학봉 선생의 우국충정과 임진란 역사를 가르치고, 전하게 될 교육관이다.

한편으로는 '퇴계 이황-학봉 김성일'로 이어지던 퇴계학맥을 300여년만에 다시 적통으로 이으면서 학봉 종가를 '퇴계학맥 연원회귀가'(淵源回歸家)로 불리도록 한 김흥락 선생이 지은 초가삼칸 서산재의 옛 터다.

이 곳에서 학봉 15대 종손으로 학봉종가를 지키고 있는 김종길 종손과 석주 이상룡을 비롯해 서산 선생의 제자 십수명을 배출한 고성이씨 안동 법흥문중 회장인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을 만났다.

김종길 종손은 서산 선생에 대해 "서산 할배를 평가할 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야 한다. 학문적 측면과 실천적 측면이다. 보인계첩 명단에는 제자 705명이 적혀 있지만, 2천여명에 이른다는 말도 전해진다"며 "할배의 학문은 결국 실천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서산재가 지역 사람들이 공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임 장소가 될 것"이라며 "특히, 임진란 때 활동했던 의병과 그들의 상징물, 정신이 깃든 장소로 학봉과 서산으로 이어지는 선비들의 구국정신을 배우고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종손은 "학봉 할배의 임진왜란 활동이 구한말 서산 할배로 이어지고, 이후 후손·제자들을 통해 다시 안동 의병활동과 독립운동, 계몽운동으로 이어졌다"며 "서산 선생의 학문은 '경'이다. 모든 학문한 자들의 책임을 실천으로 풀어낸 분"이라고 했다.

이재업 회장은 "서산 선생은 학문적으로 퇴계학맥의 마지막 학자였다. 저술도 많이 했다. 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재 류치명 문하에서 좀 더 많이 보충해 퇴계학맥을 완성시켰다"며 "나라가 어려울때 지역 유림들을 모아 안동 의병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의 최고 어른으로 추앙받으면서 민란을 해결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중앙정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입지오도를 바로 세우고 나라가 어려울때 실천하도록 가르쳤다"며 "이 때문에 의병을 일으키고, 석주 이상룡, 백하 김대락 등 한국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제자들의 철학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안동 독립운동의 첫 횃불을 든 서산 선생이지만, 아직도 서산을 배향하고 모시는 서원이 없다. 서산의 제자 중에서도 10여명이 넘는 인물이 서원을 갖추고 배향돼 있는 현실에서 서산에 대한 현대적 재조명이 시급하다.

김종길 학봉 종손은 "조만간 안동 터미널 인근 마을 한켠에 있는 '임천서원'을 공원 뒷 산으로 이건하고, 학봉 할배 곁에 서산 할배를 추향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업 회장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유림사회에서는 '퇴계-학봉-경당 장흥효-갈암 이현일-대산 이상정-손재 남한조-정재 류치명-서산 김흥락'으로 이어지는 한 갈래의 퇴계학맥도를 볼때 갈암 선생의 추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봉 김종길 종손
학봉 김종길 종손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
이재업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