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로 밀린 삼성 라이온즈, 홈 대구에서 흐름 바꿀 수 있을까

입력 2024-10-24 12:22:32 수정 2024-10-24 12:26:29

삼성, 광주서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내줘
비로 승부가 중단돼 끊긴 흐름 못 이어 연패
삼성, 2013년 1·2차전 진 뒤 뒤집은 적 있어
25일 대구서 3차전, 강수로 흐름 바꿀 필요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원정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원정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안방 대구에서 반전을 노린다.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 2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내리 패한 터라 분위기를 바꾸는 게 시급하다.

삼성은 23일 광주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내리 패했다.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제친 기세도 꺾여버렸다. 역대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모두 패하고 우승한 경우는 20차례 가운데 2번뿐이다. 우승 확률이 10%다.

삼성으로선 1차전이 중단돼 흐름이 끊긴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21일 열린 1차전은 6회초 삼성 공격 때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중지 경기)이 선언된 데 이어 이튿날도 비가 쏟아져 23일에야 남은 경기가 진행됐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섰으나 완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선 그라운드를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 나섰으나 완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선 그라운드를 조용히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 제공

애초 KBO가 왜 1차전을 강행했는지 불만이 나올 만했다. 비 때문에 경기가 66분이나 늦게 시작됐을 뿐더러 폭우 예보도 있었다. 6회초 무사 1, 2루 기회를 잡는 등 삼성의 흐름이 좋았던 데다 상대 투수가 흔들리던 중 경기가 중단됐다. 하다못해 경기를 멈춰 세울 거라면 공격이라도 끝낼 수 있게 해야 했다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무너질 뻔했던 KIA는 비로 이틀을 쉬며 회생했다. 1대5로 역전패를 당한 삼성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한 채 곧이어 열린 2차전마저 3대8로 무너졌다. KIA로 넘어가버린 흐름을 빨리 바꿔야 했는데 신예 황동재가 2차전 선발로 나서 1이닝도 버티지 못하며 주저앉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원태인. 24일 대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원태인. 24일 대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제공

데니 레예스가 2차전, 원태인이 3차전 선발로 나서는 게 나아 보였다. 둘 모두 평소보다 하루 덜 쉬었을 뿐이었다. 선발은 보통 5일 간격으로 등판하지만 단기전에선 4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게 종종 있는 일. 하지만 삼성은 둘을 대구에서 등판시키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은 오늘과 내일, 모레 져도 글피에 이기면 되는 정규 시즌이 아니다. 단순하게 경기를 운영하거나 정공법을 고집해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전력상 열세로 평가되는 삼성은 더욱 그렇다. 어떻게 하든 상대에게 넘어간 흐름을 빨리 바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 25일 대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 25일 대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삼성 제공

삼성에게 우승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에서 모두 진 팀이 우승한 경우가 2번 있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그랬고, 2013년엔 삼성이 뒤집기를 해냈다. 당시 삼성은 1승 3패로 밀렸으나 외국인 에이스 릭 밴덴헐크를 5차전 불펜, 6차전 선발로 잇따라 세우는 초강수로 시리즈 흐름을 바꿨다.

아쉬워도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법. 남은 승부에 집중해야 할 때다. 25일 대구에서 열리는 3차전 삼성의 선발은 레예스. KIA는 에릭 라우어를 선발로 예고했다. 전력에서 밀리니 안방에서 크게 안 지는 정도가 목표라면 평소처럼 경기를 운용해도 된다. 다만 진심으로 정상을 노려보겠다면 지금부터라도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