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韓 틈새 벌리기 전략…특검법 결단 촉구하며 한동훈 힘 싣기

입력 2024-10-23 16:48:36

민주,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시도…빈손 면담 지적하며 한동훈 대표 결단 압박
김민석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 하지 않나"…친한계 의원 행동 촉구
김부겸·박지원, "민주, 한동훈 견해 수용해서 특검법 통과 시켜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 구도를 부각하면서 당정 간 틈새를 벌리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 규명에 적극적인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이슈를 둘러싼 '윤-한 갈등'을 지렛대로 삼아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추진 동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표가 이번 사안에서 독자노선을 강화할 경우 여당 내 이탈로 특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지지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한 대표도 마냥 특검법을 저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표도 민생 문제 논의 등을 위한 2차 회담을 한 대표에게 제안하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일 공격하면서도 한 대표와는 회담을 통해 주요 민생 현안에 집중하면서 여권 내 존재감을 띄워주는 투 트랙 전략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한 대표와 모임을 가진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향해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주장한 김 여사 관련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서 친한동훈계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이를 자극하면서 특검법 이탈표를 기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만큼 여권이 당정 화합보다는 분열된 상태가 나쁠 게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은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면서도 한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제삼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처럼 수용하기 어려운 조항을 걷어내고 특검법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과 완화된 특검법을 발의할 경우 당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김건희 특검법' 등 쌍특검법 문제와 관련 "민주당이 한 대표의 견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전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특검법, 이제는 불가피하다"며 "이 대표가 조금 양보해서라도 특검을 통과시키는 게 그나마 대한민국을 다음 단계로 끌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