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이대로 밀리면 안 된다'…대립 대신 화합 택했다

입력 2024-10-21 21:49:34 수정 2024-10-22 01:25:06

정권 재창출 위해 여권 분열 곤란 공감대
소통 위해 마주앉은 것 자체로 의미 적지 않아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 거대 야당으로부터 쏟아지고 있는 헌정 유린을 막고 윤 정부 성공을 위해 당·정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야권에 정권을 내어준 채 보수정권이 재집권하기 어렵다는 데 판단을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윤·한 대표 면담 결과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예상을 깨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회담 직후 온라인 뉴스를 중심으로 '빈손 회동'이라는 해석이 쏟아졌고 대통령실은 이날 회당 결과에 대해 아예 평가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는데 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한 대표 측은 예상대로 김건희 여사 의혹 해소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거야(巨野)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권 내 분열은 곤란하다는 데는 입장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정가 안팎에서는 그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갈등을 두고 자칫 '박근혜 탄핵' 사태를 낳은 단초가 돼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왔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면서 거야가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에 동조하는 등 여권을 궁지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한 대표, 친한(한동훈)계 의원들이 대통령실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거듭 내면서 걱정의 목소리는 더욱 확장됐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함께 만나는 자리가 성사된 만큼 회동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한 대표 측은 그간의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의정 갈등 관련 해법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전달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한 회동 결과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가 소통을 위해 마주 앉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더욱이 거야의 공세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이 당·정 갈등으로 분열하는 것은 향후 정국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친한계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차별화 전략이 야당이 추진 중인 '윤 정권 탄핵'과 결이 다른 것은 물론 보수정권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이날 면담에서 당정 간 일치된 의견을 확인한 만큼 향후 추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도 당권을 잡은 뒤 여론을 뒤엎을 만한 정책 이슈를 끌어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게 아니라 당정 간 조화로 성과를 내는 게 정권 재창출에 더 가까운 길이란 것을 명심해야 하며 일단 만족스러운 단계는 아니지만 심각한 파국은 피했고 완전한 단계는 아니지만 화합 쪽으로 한발 다가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