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격 부담이다. 충전 시설 부족과 긴 충전 시간, 배터리 열폭주(熱暴走)도 걱정이지만 내연차보다 월등하게 비싼 탓에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그런데 2026년이면 전기차와 내연차 가격이 비슷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골드만삭스는 배터리 평균 가격이 지난해 ㎾h(킬로와트시)당 149달러에서 올해 말 111달러로 떨어지고, 2026년엔 82달러까지 내려간다고 봤다. 원소재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은 2022년 최고치에 비해 88% 떨어졌고, 니켈도 60%가량 내려갔다. 망간, 코발트도 마찬가지다. 배터리 가격은 원소재가 60%를 차지하고, 전기차 가격의 40%는 배터리 값이다. 저가(低價) 전기차도 잇따라 선보인다. 유럽에선 3천만원 미만 소형 전기차 출시 계획도 나왔다.
주행 중 배터리가 소진(消盡)될까 봐 걱정이라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있다. 평소 모터로만 달리다가 배터리 전기량이 떨어지면 소형 엔진이 충전을 돕는다. 발전기를 탑재(搭載)한 전기차의 등장이다. 엔진이 주동력이고 단거리만 모터로 주행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는 전혀 개념이 다르다. EREV가 9월에만 중국에서 11만7천 대가 판매됐다고 한다. 시장성이 있다는 말이다. 현대차도 2026년 말부터 EREV를 양산해 미국, 캐나다, 중국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자율주행 성능을 극대화한 전기차도 나온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선보였고, 중국 비야디는 올해 안에, 일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2026년 출시할 전기차에 AI를 넣는다고 밝혔다. AI는 주행 데이터를 계속 축적해 운전 기능을 끌어올린다. 오래 탈수록 똑똑해진다는 말이다. 덕분에 고가의 센서를 미리 장착할 필요가 없다. 세계 굴지(屈指)의 기업들이 전기차 관련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는 시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결국 게임 체인저는 전기차다. 국토교통부가 제3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교환식 충전 서비스'에 대해 규제 특례를 지정했다. 차량과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 등록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교환이 쉽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혁신이 없으면 도태된다. 전기차는 대표적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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