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의 경기 침체,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 미국 대선 변수 등 국운 가를 현안 다뤄야
정치적 계산 뒤로하고 국가지도자다운 면모 보여야 공생 가능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용산 회동'은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이 사심 없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무대가 돼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실물경제 형편이 녹록지 않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급박한 지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국정 최고책임자와 집권당 대표가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익보다는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고민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내놓기를 고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 이날 회동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따라서 한 대표가 줄곧 요구해 온 독대 형식은 아니다.
그동안 한 대표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을 위한 관련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언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은 "면담 주제는 제한이 없을 것"이라며 "이날 회동에서 다양한 국정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의정 갈등 해법, 정상외교 성과 지원 방안, 당정 소통 방식 개선 등의 이야기는 빠지기 힘들 것"이라며 "최선의 회동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상상하기도 싫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보수 진영에선 이번 회동은 양측이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만남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무대가 돼야 한다는 당부를 쏟아내고 있다. 서민들의 일상을 고단하게 해 온 경기침체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우리를 적성국으로 규정하고 러시아 파병까지 결정한 북한이 군사적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가는 등 6·25전쟁 이후 최악의 안보 위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결정적인 구명줄인 미국마저 대통령선거 변수로 '혈맹'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어 국운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설상가상, 최악의 국가 위기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야당은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물 타기를 위해 정권 흔들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협량(狹量)의 자세를 버리고 국민만 바라보면서 역대급 위기에 놓인 나라를 구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콜럼버스의 계란' 비유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수 있을 정도의 '용단'을 통해 국민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놔야 두 사람 모두 정치적으로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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