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빠진 삼성, 3차전서 플레이오프 마무리짓나

입력 2024-10-16 13:47:17 수정 2024-10-16 17:54:47

2승 거둔 삼성, 17일 서울에서 3차전 치러
선발 역투, 장타력 앞세워 안방서 LG 연파
홈런포 터지고 있으나 구자욱 잃어서 고민
신예 선발 황동재, 김헌곤과 윤정빈 등 기대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공격의 핵인 구자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공격의 핵인 구자욱. 삼성 제공

"이기긴 했는데 흥이 나질 않습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쉽게 웃지 못했다. 안방 대구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주장이자 공객의 핵인 구자욱을 부상으로 잃어서다. 15일 열린 2차전에서 10대5로 이긴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채 잠실 원정에 나선다. 1경기만 더 이기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하지만 LG가 가장 믿는 카드들을 마운드에 세울 것으로 보여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구자욱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게 숙제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삼성 제공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은 지난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인 LG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5전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10대4 승)과 2차전(10대5 승)을 싹쓸이했다. 1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이기면 한국시리즈에 나간다.

삼성은 이번 정규 시즌 팀 홈런 1위(185개). 1, 2차전을 통해서도 그런 모습을 시원하게 보여줬다. LG의 1, 2차전 선발인 최원태와 손주영 모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삼성은 1차전에서 3개, 3차전에선 5개의 홈런을 날리는 '화력 쇼'로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1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2차전 1회말 2루 도루를 시도하다 그라운드에 왼쪽 무릎이 쓸리는 부상을 당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15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의 2차전 1회말 2루 도루를 시도하다 그라운드에 왼쪽 무릎이 쓸리는 부상을 당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의 선발 투수들도 빛났다. 1차전에선 데니 레예스, 2차전에선 원태인이 나란히 6⅔이닝을 1실점씩만 하면서 잘 버텨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1선발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빠져 마운드에 위기감이 감돌았으나 두 투수가 코너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LG는 한 번 더 지면 2024 시즌을 마감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LG지만 삼성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앞선 2경기에선 방망이와 마운드 싸움 모두 크게 앞섰지만 3차전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특히 주장이자 공격의 구심점인 구자욱을 잃은 게 뼈아프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 삼성 제공

구자욱은 2차전 도중 도루를 하다 슬라이딩을 잘못해 왼쪽 무릎을 다쳤다. 교체 아웃된 뒤 정밀 검진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이란 진단을 받았다.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 16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 아지마 치료원으로 떠났다.

삼성으로선 청천벽력같은 소식. 가뜩이나 1선발 코너, 베테랑 투수인 오승환과 백정현이 빠진 마당에 야수 쪽에서도 큰 구멍이 났다. 박진만 감독은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3, 4차전은 출전이 어렵다.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윤정빈.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윤정빈. 삼성 제공

LG의 3차전 선발은 임찬규. LG가 가장 믿는 선발 카드다.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 필승조로 역할을 바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뒤를 받친다. 지면 끝인 승부여서 4차전 선발로 나올 디트릭 엔스도 대기한다. 공격을 이끌 구자욱의 공백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삼성은 김헌곤, 이성규, 윤정빈 등으로 구자욱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계산. 모두 몸 상태가 좋다. 윤정빈은 1차전에서 안타 3개를 때리며 공격 선봉에 섰고, 김헌곤은 2차전에서 2점 홈런 2개를 날리며 맹위를 떨쳤다. 이성규도 장타력이 돋보이는 자원이다.

3차전 삼성 선발은 신예 황동재. LG의 임찬규에 비하면 무게감은 떨어진다. 그래도 황동재는 언제든 자기 공을 던지는 배짱을 갖춘 투수. 황동재가 초반에 무너지지 않는 동안 타선이 경기 중반을 넘어서기 전 임찬규를 몰아붙인다면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