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시한부 3개월 판정받고 투병
경북 칠곡의 할매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 서무석 할머니(본지 14일 자 23면 보도)가 숨졌다. 향년 87세.
15일 칠곡군에 따르면 림프종 혈액암 3기를 앓고 있던 서 할머니는 이날 오전 7시쯤 대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지역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니와칠공주는 칠곡 지역의 평균 연령 85세 할머니 8명이 모여 결성한 8인조 힙합 그룹이다.
서 할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그룹에서 래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목에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림프종 혈액암 3기와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서 할머니는 랩하는 게 너무 행복해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랩 공연을 이어왔다.
암 판정을 받고도 각종 방송과 정부 정책 영상은 물론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거나,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보훈아너스 클럽 위원'으로도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4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 주간 개막식' 공연 무대에도 올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서 할머니 별세 소식에 SNS에 글을 올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과 다른 멤버분들이 마음을 잘 추스르셨으면 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한 총리는 "한글날 서울 광화문광장 무대에 오르셨을 때만 해도 정정해 보이셨는데, 실은 그때 이미 편찮으셨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며 "세상을 탓하고 남을 야단치기보다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과 남들을 다 같이 응원해 오셨다. '이제 나이가 들어버려서'라는 이유로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찡한 희망을 보여주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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