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정권 심판론’ 수위 갈림길

입력 2024-10-15 18:14:35 수정 2024-10-15 21:21:34

재보선 호남 압승·부산 금정 등 탈환 시 '정권 심판론' 민심 재확인
야당 삼파전 구도인 전남 영광 결과 따라 야권 내 리더십 타격 가능성도
호남·부산 금정·인천 강화 패배 시 민심 외면…내달 사법리스크 대응도 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10·16 재보궐선거를 이끈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을 주장해 왔던 행보를 비롯해 대치 중인 여야 관계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배임 및 뇌물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하면서 "보궐선거 투표에 많은 분들이 꼭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서도 "심판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로 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손으로 10.16 재·보궐 선거, 2차 정권 심판을 완성해 달라"며 "이번 선거는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민심을 거역하는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일깨울 절호의 기회"라고 막판까지 호소했다.

이번 재보선은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어 '미니 재보선'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 2기 체제로 치르는 첫 선거고 총선 이후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총력전 태세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에 이어 재보선에서도 '정권 심판'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까지 맞물리면서 유리한 선거 구도를 점한 상태다.

다만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비롯해 부산 금정구에서 야권 단일화 및 여권의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승리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당정갈등, 여권 내 공천 개입 의혹 등을 공격했는데 정작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리더십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 가도 및 다음 달 사법리스크 대응까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남 영광군의 경우 강세 지역이지만 야권인 조국혁신당이 도전장을 냈고 조직력을 앞세운 진보당까지 나서면서 삼파전 구도로 승리 예측이 어려운 양상이다. 텃밭 패배 시 야권 내 주도권 경쟁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여당 텃밭 부산 금정에서 승리할 경우 이른바 콘크리트 보수층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측면에서 정부여당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정 기조 비판 등 전방위 공세를 펼칠 명분이 확보되는 셈이다. 당내 리더십도 굳건해지면서 차기 대권 준비 및 사법리스크 대응도 한층 부담감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당연히 지도부의 책임론을 비롯해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정권 심판론 주장이 힘을 잃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