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개월만의 금리 인하…산업계 숨통 트일까

입력 2024-10-13 18:40:27 수정 2024-10-13 20:17:02

성서산업단지 전경.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제공
성서산업단지 전경.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제공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산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영환경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고(高)금리 기조가 완화되면 이자 비용의 부담이 줄고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년 이상 이어진 금리 상승 및 동결은 국내 제조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 상반기 기업의 재무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이자비용으로 인한 재무상태 악화를 겪은 기업은 전체 31.3%를 차지했다. 또 신규자금 조달 어려움(27.8%)에 처하거나 비용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도입(16.5%)한 기업도 상당수였다.

대구지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기업 22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리 인하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87.4%가 기준금리가 높다고 답했다. 고금리로 경험한 어려움(복수 응답)에 대해 이자 비용 부담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78.6%)를 가장 많이 꼽았고 소비 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35.9%), 신규 자금 조달의 어려움(29.8%)이 뒤를 이었다.

금리 인하 조치는 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투자·고용을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지역 산업계의 경우 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하는 자동차·배터리 관련 업체가 다수 분포해 있어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성서산업단지 소재 한 차부품사 대표는 "고금리가 장기간 자금난을 겪은 기업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라며 "지금도 완성차 업계가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경기가 활성화되면 '낙수효과'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출 실적이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고금리 여파로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금융비용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에서는 과거 기준금리 인하에도 자금조달 비용 감소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셌던 만큼 금융당국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와 자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점검해 달라"며 "향후 중소기업계도 미뤄둔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금리인하 조치에 앞서 시장에 선반영된 경우도 있어 실제 낮아진 금리를 체감하기 위해선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며 "앞으로 금리 인하가 몇 차례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를 결정할 때 여러 요인을 고려하겠지만 기업을 살리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