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이어 필리핀 원전도…'K-원전 르네상스' 확대

입력 2024-10-07 16:01:18 수정 2024-10-07 20:17:47

尹, 필리핀서 동남아 원전 진출 교두보
한수원, 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라파엘 로띨리야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한·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라파엘 로띨리야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한·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과 운용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이 수출시장을 동남아시아로 확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7일(현지시간) 필리핀 국빈 방문 중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필리핀 에너지부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국내 원전업계에선 신규 원전 건설 수주의 청신호가 들어온 체코에 이어 필리핀에서까지 기대한 결과가 나온다면 '원전 르네상스'가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바탄 원전은 1976년에 착공했으나 원전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하면서 완공 직전인 1984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완공과 운영 계획이 무산됐다.

하지만 2022년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고질적인 전력난과 높은 전기 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탄 원전 가동을 재추진해 왔으며, 2022년 11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바탄 원전은 우리나라의 고리 2호기와 같은 원자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원자로를 40년 이상 운영한 한수원이 바탄 원전 건설 재개 사업의 최적 파트너로 거론돼 왔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우리 두 정상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이번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에는 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바탄 원전 가동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경제성이 충분한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는 2050년까지 약 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타당성 조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향후 필리핀 원전 사업은 물론 동남아 지역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낭보에 기대가 크다"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막바지 노력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