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단일 대오 무너진 與…"당원 맞나?" 이탈표에 비판 비등

입력 2024-10-04 22:26:39 수정 2024-10-04 22:31:32

최대 4명 이탈표…"야당 동조해 특검법 받자는 건가?" "의원총회서 떳떳하게 의견 밝혀야"
이탈표로 균열 확인된 여당 단일대오…다음번에도 특검법 부결시킬 수 있을지 우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이 부결된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김여사특검법'의 경우 반대가 104표에 그치면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많게는 4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쌍특검법(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끝에 부결됐지만, '부결 당론'을 따르지 않은 최대 4명의 이탈표가 발생해 여당 일각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이날 재표결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나서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부결 당위성을 강조하고, 추경호 원내대표도 "108명 의원들이 한 치 흔들림 없이 함께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결국 단일대오는 무너졌다.

여당 일각에선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당원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며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본회의 직후 A의원은 "지도부에서 민주당 입맛에 맞는 특검을 허용해선 안된다고 누차 설명했다"며 "거기에 대해 의원 총회에선 아무 말도 없다가, 당론에 반하는 표를 던지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장막 밖과 안에서 뜻이 달라서 되겠나? 가결표를 던지려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그 이유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맹비판했다.

B의원은 "야당 주장에 동조해서 특검법을 받자는 것인가?"라며 "특검이 개시되면 사소하게 밝혀지는 것까지 야권에서 언론플레이하며 비난할 텐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비판을 받을 상황을 만들 필요가 없다. 일부 의원들이 정국을 파악하는 감각이 떨어진다"고 직격했다.

가결표는 국민의힘 지도부 뜻을 무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마음대로 전횡할 수 있는 이런 법이 통과되면 사법 시스템이 무너진다"고 강조하며 '부결 당론'에 따라줄 것을 강조했다.

예상 이상의 이탈표 발생에 여당 내에선 당혹감도 읽힌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경우 이날 표결에선 300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2월 1차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재석 의원 281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09명와 비교할 때 찬성표는 23명이나 늘어난 반면, 반대는 5명이 줄었다.

추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총회를 통해 재의 요구 부결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단일 대오가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확고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다음 재표결 정국도 대비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생각이 다른 의원이 있을 순 있지만, 가결표가 나왔다는 데 다소 놀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예상 밖의 이탈표로 여당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겼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내에선 김건희 여사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또다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을 마주해야 하는 여당의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여당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김 여사가) 이제 한번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고, 안철수 의원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국민이 생각하시면 사과가 마땅하다"고 밝혀 설왕설래를 낳고 있다.

반면, C의원은 "김 여사의 사과는 오히려 야당의 공세 빌미를 줄 것"이라며 적절한 해법은 아니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