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서 폭발 사고, 골절 및 화상환자 이송 및 처치
9개 구·군 보건소·소방서 팀별 열띤 경쟁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한 협력 방식 훈련 눈길
재난 상황 대응 역량 강화·관계 기관 간 상호 협력체계 구축 목적
"긴급환자 발생했습니다!"
2일 오후 1시 대구 동구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제3회 재난응급의료경진대회 현장.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119구급대원들이 무전기를 들고 위급한 재난 상황을 알렸다. 폭발에 의한 화재 발생으로 다수 사상자가 나왔다는 무전이 대회장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다.
10명의 구급대원과 보건소에서 나온 6명의 신속대응반 팀원들은 서로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 기록하고, 화상 및 골절 환자 이송과 처치, 현장 통제에 나섰다.
"다량의 연기가 의료소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현장 상황이 안전하지 않습니다. 다 대피하도록 하겠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에 환자를 분류·처치·이송하던 대응 인력이 환자들을 이동시켰다. 이후 바람 방향이 바뀌고 상황이 안전해졌다는 무전이 내려오자 이들은 가상의 '재난 현장'으로 복귀해 긴급한 환자부터 대응을 재개했다.
이날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응급의료지원센터와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주관한 재난응급의료경진대회는 실제 재난 상황 대응 역량 강화와 관계 기관 간 상호 협력 체계 구축이 목적이다. 이번 대회에는 9개 구·군 보건소 신속대응반 54명과 대구소방안전본부 구급대원 90명 등이 참여했다. 전국 지자체 중 보건소와 소방서가 연합해 대회를 진행하는 곳은 대구가 유일하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재난 상황을 가정하고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에 맞게 대응했는지 평가해 최우수상 등 3개 상을 수여하는 '다수사상자 사고 현장 대응 도상훈련대회'가 대회의 핵심.
9개 구·군 소방 및 보건 인력들은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총 3개 시간대마다 3개조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상자 50여명이 발생한 화재 현장을 가정해 도상훈련을 실시했다. 조별 16명 남짓의 대응 인력들은 분류반, 처치반, 이송반으로 테이블을 나눠 각자의 위치에서 무전기로 상황을 공유하며 재난 대응에 나섰다.
대구응급의료지원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방구급대원과 함께 대회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실제 재난 상황에서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발생하는 대형 재난현장에서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 필요성이 갈 수록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센터 관계자는 "2016년 비상대응매뉴얼 발간 이후 재난 의료 대응 체계가 갖춰졌다"며 "재난 현장은 현장응급의료소라는 큰 틀에서 소방, 보건소, 병원의 DMAT(재난의료지원팀), 국립중앙의료원 4개의 기관이 움직이게 되는 만큼, 실제 상황을 가정해 소방과 보건 인력이 함께 하는 지역대회를 열게 됐다"고 했다.
이날 평가 결과 최우수상은 달서구, 우수상은 중구, 장려상은 서구에 돌아갔다.
강정옥 대구달서소방서 구급지휘대장은 "30년 동안 현장에서 활동하며 재난 대응 매뉴얼 부재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모습을 봐왔다"며 "재난 현장에서는 소방만 잘 해서는 안 된다. 보건소와 함께 중증도 순으로 환자를 분류하고 현장을 총괄하는 매뉴얼을 체화함으로써 재난 대응 인력과 환자의 생명을 모두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뜻깊은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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