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녹취' 갈등 증폭 與, 서둘러 진상조사…김대남은 탈당

입력 2024-10-02 16:20:29

친한계 '조직 플레이' 있었다 vs 친윤계 '개인의 일탈·과장'
與, 당 차원 진상 규명 입장 밝히자 김대남, 사과하고 탈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시 후보였던 한동훈 대표를 공격해 달라고 기자에게 요청했다는 의혹을 두고 2일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당은 서둘러 진상 규명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고, 김 전 행정관은 사과의 뜻을 밝히며 당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에서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울의소리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친한계는 '조직 플레이'에 무게를 두며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나와 "진영을 팔아먹은 행위가 단독 범행이었는지, '조직 플레이'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김 전 행정관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정황상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 내부에선 김 전 행정관이 아무 이유 없이 자발적으로 한 대표를 겨냥한 보도를 사주했겠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가 자기 홍보를 위해 과장된 얘기를 한 것을 두고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의 일탈일 뿐 조직 플레이가 있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처럼 당내에서 파열음이 일자 국민의힘은 신속히 진상 규명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최근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감사가 좌파 유튜버와 나눈 녹취가 공개됐다"며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필요한 절차들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김 씨는 국민의힘 당원"이라며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 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 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당 차원 진상조사 방침이 전해지자 김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탈당하더라도 당원이었을 때의 행동이니까 그에 대해 윤리위원회 조사 같은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법적조치 가능성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