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결산②] "끝까지 한다" 박진만 감독과 주장 구자욱의 다짐

입력 2024-09-29 12:43:32 수정 2024-09-29 12:59:28

박 감독, "팬과 선수들 덕분, KIA전도 해볼 만"
구자욱, "도전자 입장, 1등만 바라보고 뛸 것"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 박진만 감독.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사령탑 박진만 감독.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삼성 제공

"이번엔 끝까지 제대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주장 구자욱이 프로야구 2024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내민 출사표다. 올해 야구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전통의 명가 삼성이 선전을 거듭한 끝에 정규시즌 2위로 '가을 야구'를 하게 됐다.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돼 각오가 남다르다.

삼성은 지난해 8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삼성의 성적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예상이 많았다. 겨우내 FA(자유계약선수)와 2차 드래프트 시장에서 불펜 자원을 긁어 모았으나 기대치가 낮았다. 스프링캠프 때 연습 경기 성적도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 8연패에 빠지며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22일 대구에서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지은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이 22일 대구에서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지은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부정적인 예상은 약이 됐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게 선수들에게 자극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주장 구자욱은 "약체란 예상을 뒤집으려고 선수들 모두 악착같이 뛰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조합, 최대 효과를 내는 건 사령탑의 몫. 하지만 박 감독은 이 부분도 선수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선수들이 준비를 잘 했다.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기량이 좋아졌다"며 "내가 기용을 잘 한 게 아니다. 기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선수들 스스로 만들었다.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공격의 핵인 구자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이자 공격의 핵인 구자욱. 삼성 제공

플레이오프는 13일 막을 올린다. 2주 남은 기간 동안 삼성은 합숙을 통해 전력을 가다듬는다. 주장 구자욱을 비롯해 선수들이 그리 하기로 뜻을 모았다. 흐름과 기세가 중요한 단기전을 앞두고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단기전의 열쇠인 불펜을 잘 정비하는 게 관건이다.

박 감독은 "팬들의 성원과 선수들의 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을 믿는다. 누가 올라와도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다"며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분위기가 다르다. 1위 KIA 타이거즈가 강한 건 사실이지만 해볼 만하다. 올 시즌엔 끝까지 가보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선발투수 원태인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선발투수 원태인이 반겨주고 있다. 삼성 제공

올 시즌 내내 구자욱은 '개인 성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팀이 먼저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이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자신이 안타를 때리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누구보다 기뻐했다. 아쉬워 하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팀 분위기를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을 땐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다. 이젠 동료들을 이끌고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구자욱은 "욕심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1등만 바라봐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KIA가 세지만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린 도전자 입장이라 좀 더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결과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