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35.3조원 급등…"금리 인하 시 주택가격·가계대출 상승"

입력 2024-09-26 18:30:00 수정 2024-09-26 20:06:49

한국은행, 26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발표
상반기 대출 47조원 증가, 담보대출이 35조원
LTV 60% 초과 대출 급증, 가계 채무 부담 가중

금융기관 대출 증감액 추이. 한국은행 제공
금융기관 대출 증감액 추이. 한국은행 제공

국내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리가 떨어지면 주택 매수심리와 가격 상승 기대가 커져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담보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확대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금융기관 대출은 47조2천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담보대출이 신용대출(11조9천억원) 3배 수준인 35조3천억원을 차지했다.

담보대출 가운데선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17조1천억원,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비주담대)이 19조6천억원 각각 늘어났다. 주담대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60% 초과 대출이 급증해 차입가계 채무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가계 주담대 466조7천억원(분석 대상) 중 LTV 60% 초과액은 33%(155조2천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규제 완화와 실수요자 지원 정책 강화, 주택매수 수요 확대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지난 8월 말 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대비 0.69% 상승(서울 1.99%)한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0.74% 하락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 등으로 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은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은은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1년 이후 0.43%p 오르고, 가계대출 증가율은 0.15%p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하향 안정화되도록 경계감을 갖고 차주 상환능력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를 지속해야 한다"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거시건전성 관리 방안을 이행하면서 효과를 점검해나가야 한다. 또 DSR 적용 범위 확대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본격 시행된 이달 들어서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본격 시행된 이달 들어서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지속되는지 예의 주시하면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조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금융권으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