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체 간 갈등으로 대형 방산사업 차질 우려…해결책은

입력 2024-09-25 16:52:43 수정 2024-09-25 17:24:54

방사청, LIG넥스원과 한화 간 중재에 나서
반복되는 갈등, 원인과 해결책은?
국내 방위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국내 방산업체들이 약 3조7천억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를 이라크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납품 가격과 기한 문제로 업체 간 이견이 커지면서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천궁-Ⅱ의 이라크 수출과 관련해 최근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불러 이견을 조율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일 이라크 국방부와 3조7천135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한화 측은 납품 가격과 납기 날짜에 대한 상세한 합의 없이 계약이 체결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납품 가격과 납기에 대해 상세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이 이뤄졌다"며 "LIG넥스원이 납기 등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은 "수출 계약 직전에 가격과 납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어 이전에 협의한 내용을 기준으로 계약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최근 대형 방산사업에서 업체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개발사업에서도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간의 기술 유출 의혹이 제기돼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갈등으로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등의 원인으로 ▷업체 간 소통 부족과 사전 합의 미흡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협력 부족 ▷법적 분쟁으로 인한 신뢰 저하 등을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체들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방위사업청의 적극적인 중재와 명확한 지침 제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전에 납품 가격과 납기 일정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철저한 협의를 통해 계약 후 발생할 수 있는 이견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방위사업청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분쟁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업체들 간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현재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내 방위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업체들 간의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수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