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4명 사는 집 수년째 훔쳐보는 男…경찰 "직접적 피해는 없어"

입력 2024-09-24 18:15:54

대구 동구 빌라 1층에 어머니와 딸 3명 사는 집 훔쳐봐
CCTV 상 한달에 최대 5~6번 훔쳐봐
경찰 "직접적 피해 없어 어쩔수 없어, 순찰 더 강화하겠다"

여성 4명이 사는 집을 수년째 처다보는 남성. 사건반장 캡처.
여성 4명이 사는 집을 수년째 처다보는 남성. 사건반장 캡처.

여성 4명이 살고 있는 집의 창문을 통해 한 중년의 남성이 수년째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은 순찰을 더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라, 피해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은 어머니와 딸 셋 등 4명의 여성들이 사는 집을 수년째 훔쳐보는 중년의 남성이 있다는 사연을 전했다. 20대 여대생인 제보자 A씨는 7년 전 가족들과 대구시 동구의 한 2층짜리 빌라의 1층으로 이사했다.

사건은 약 3년 전 쯤 시작됐다. A씨의 여동생이 새벽에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왔다가, 방범창 사이로 집을 들여다보던 남성과 눈을 마주쳤다. 무더운 여름날, 창문을 열어두고 잤는데 열린 창 사이로 집안을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40~50대로 보이던 문제의 남성은 이후에도 늦은 밤이나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나타나 창문으로 A씨 집 거실을 훔쳐보다가 태연히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여기엔 남성의 이러한 행동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에 따르면, 남성이 집을 훔쳐보는 횟수만 한 달에 최대 5~6번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나무판자 등으로 창문을 가렸지만, 남성은 기어코 빈틈을 찾아내 그 사이로 집을 엿보는 행위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쯤 골목에서 남성과 한번 마주쳤다"며 "'왜 집 안을 훔쳐보냐'고 묻자 '나는 잘못 안 했다'며 뿌리치고 도망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남성의 이러한 행동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도 여러 번 신고했지만, 바뀐 건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3년 동안 경찰에 신고한 것만 최소 10번 이상이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면서 순찰을 더 강화해 주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창문을 거의 닫고 살고 있는데,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음에도 남성이 계속 찾아오고 있어서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