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기요금 동결, 인상 가능성은 남아

입력 2024-09-23 20:43:08 수정 2024-09-23 20:58:35

연료비조정단가 ㎾h 5원 유지…한전 총부채 202조9900억원
정부, 사용료 현실화 검토 중

한국전력이 2024년 4분기 전기요금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발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집합 건물 관계자가 이 건물에 설치된 전력량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2024년 4분기 전기요금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발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집합 건물 관계자가 이 건물에 설치된 전력량계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된다. 다만 한국전력공사의 막대한 부채 상황 등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통상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요금의 기준이 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브렌트유 등 최근 3개월 평균 가격을 토대로 ㎾h당 ±5원 범위 안에서 산출된다.

산업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심각하고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연료비조정단가를 현행 유지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요금을 비롯해 연료비조정요금까지 유지되면서 4분기 전기요금은 일단 동결되지만, 정부는 전기요금 현실화 차원의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시점과 관련해 "폭염 기간이 지나면 최대한 시점을 조정해 웬만큼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에너지업계에선 한전의 천문학적인 부채 규모를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로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아 43조원대의 누적 적자를 떠안았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2조9천9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천400억원가량 늘었다.

한전 측은 "한전의 재무 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을 고려해 (연료비조정단가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