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4일 분수령…백기사 등판 여부 관심

입력 2024-09-23 18:30:00 수정 2024-09-23 19:16:37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기념일(8월1일)을 하루 앞둔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창립기념일(8월1일)을 하루 앞둔 31일 울산에서 열린 고려아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과 영풍·MBK 간의 지분 경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의 경영권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기술 인력 등이 나서 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최근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약 7∼14.6%를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MBK는 공개 매수 종료일인 내달 4일 열흘 전인 24일까지 공개 매수가를 조정할 수 있다. 공개매수가를 올려 대응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24일인 셈이다.

고려아연 측에 설 '백기사'(우호세력)의 지지가 판세를 가를 수 있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최씨 일가가 국내외에서 우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이던 지난 16∼18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장을 다녀왔고, 현지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 19일 계열사·협력사 임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추석 연휴였지만,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냈다"면서 "이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윤범 회장은 추석 연휴 직후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화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7.76%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스스로 팔을 자르고 살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파트너스에 1대 주주 지위를 양보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공개 매수에 대해 "최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결코 고려아연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다"며 "최 회장을 제외한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의 고용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고려아연이 추진해온 미래 전략사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확약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