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 정상회담, 양국 장관급 13명 총출동…'원전 계약' 높은 관심 방증

입력 2024-09-22 18:15:58 수정 2024-09-22 20:58:50

체코 원전, 우리나라 원전 수출 부활 '첫 단추'…체코에는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
양국 정상회담, 원전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방산 등 다방면 교류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라하 체코 정부청사에서 가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업무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라하 체코 정부청사에서 가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의 업무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을 계기로 지난 20일 (현지시간)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는 양국 장관급 인사가 총출동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을 비롯한 정치, 경제, 문화, 과학기술, 방산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에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 장관급 7명이 배석했다.

체코 측에서는 즈비넥 스탄유라 재무장관, 얀 리파브스키 외교장관, 요제프 시켈라 산업통상장관, 마르틴 쿱카 교통장관, 마렉 졔니 과학연구혁신장관, 토마쉬 포야르 국가안보보좌관 등 6명의 장관급이 대좌했다.

양국 장관급 인사들이 이만큼 참석한 것을 두고 한국수력원자원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수주에 쏠린 양국의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것이란 평가다.

원전 2기 건설에 사업 규모만 24조원으로 추산되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이번 체코 원전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직전에 이른 국내 원전 산업을 부활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기회로 평가된다.

양국 장관들이 거의 총출동한 확대 회담은 더없이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장관들은 담당 분야별로 사전 회담을 진행했고, 윤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총리의 업무 오찬에서 회담 내용을 직접 발표했다.

이어진 윤 대통령의 체코 상·하원 의장 접견에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예정지인 비소치나주(州) 주지사와 인접 지역인 남모라비아주 주지사가 배석했다.

이들 지역과 자매결연을 한 경남 출신 국민의힘 정점식·서일준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밀로쉬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은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아 먹을 정도로 'K-푸드'에 관심이 많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원전 수주의 최종 계약을 따내고, 체코로서는 유리한 협상 조건을 얻어 내기 위해 양측 모두 인연을 총동원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밀고 당기기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 의원은 한·체코 의원연맹을 만들어 국회 차원에서 양국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즈비넥 스탄유라 체코 재무장관과 체코 프라하에서 따로 만나 원전 건설을 위한 양국 간 금융협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우리나라 경제부총리가 체코 재무부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2025년 한-체코 수교는 35주년을 맞아 경제 분야의 긴밀한 상호 협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