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수입액 올해 1조원 돌파…내수시장 교란종 등장하나

입력 2024-09-18 17:06:21 수정 2024-09-19 08:25:23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기흥휴게소에서 업체 관계자가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기흥휴게소에서 업체 관계자가 이동형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차의 공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및 전기차 화재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 전기 승용차의 국내 진출도 예고돼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순수전기차(BEV) 수입액은 12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억4천800만달러(약 1조1천35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65.8%를 차지해 압도적 1위였다.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기차 수입 1위국은 독일이었고, 중국은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848% 폭증하고, 독일산 수입액은 38% 감소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다만 그동안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전기차 대부분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기버스의 경우 중국산이 국내 시장에 이미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개편됐음에도 올해 상반기 중국산 버스 점유율은 40.7%로 국산 버스 점유율(59.3%)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테슬라 제품의 수입이 늘면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도 덩달아 늘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중국산 테슬라는 미국산보다 저렴한 가격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395.4% 늘어난 1만41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테슬라 모델3(7천26대)도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전기 버스·트럭에 이어 승용차도 중국산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전기 승용차의 '한국 상륙'도 예정돼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BYD(비야디)가 저가 전기차를 들고 한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이미 대(對)중국 관세 장벽을 친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의 공격적인 해외 시장 확대로 올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한국계 전기차 판매 비중은 작년(10.4%)보다 0.8%포인트(p) 줄어든 9.6%를 기록했다.

한국 자동차 기업의 입장에서 해외 시장에 이어 내수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 시장이나 후발국 시장 등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리는 실정"이라며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산 방식의 혁신 및 공급망 효율화 등이 필요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 원천 파악을 위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