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전통의상용 직물을 수출하는 대구 원사기업 A사는 최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운송시간 및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운송시간은 1.5배, 운임은 3배 늘었다. 중국의 저가 공세까지 겹치면서 공급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중동 국가에서 소재를 공급받는 B사 관계자는 "해상 물류를 이용하면 기약이 없어 항공으로 대체한 상태다. 경기 둔화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데 물류비 부담도 높아져 자금난이 심화됐다. 하루빨리 중동이 안정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대구경북 산업계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출 실적이 악화된 것은 물론 해상 물류운송 지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큰 상황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발표한 '중동 리스크가 대구·경북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대구의 대(對)중동 수출은 16.6% 감소했고 경북의 대중동 수출도 11.7% 역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동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전국은 3.2% 성장세를 보인 반면 대구와 경북은 각각 –35.1%, -22.0%의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의 대중동 주요 수출국은 아랍에미리트 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는 대중동 수출액에서 두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4.2%, 23.3%로 조사됐고 경북의 경우 45.0%· 18.6%로 집계됐다.
대구의 중동 수출 상위품목을 보면 지역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아우르는 분포를 보인다. 실제 대구의 기반 사업에 해당하는 섬유류·자동차부품·안경은 물론, 의료용기기·기타 정밀화학원료·고속도강 및 초경공구 등이 10위권 내 포진해 있다. 경북의 경우 지난해까지 대중동 수출을 앞장서 이끌었던 방산 관련 품목이 주춤한 가운데 올해는 연초류와 축전지 등이 주력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
중동 리스크 여파로 지역의 대중동 수출 제조기업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동 수출실적을 보유한 대구지역 기업은 지난해 357곳에서 올해 297곳으로 줄었다. 경북도 591곳에서 489곳으로 내려앉았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중동 리스크가 지역 소재 기업의 수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중동지역 수출에 있어 선복 확보 차질, 물류비 부담 증가, 운송 지연 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무역협회 애로신고센터로 문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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