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삼계탕 한 그릇 1만6천300원대…"재료비, 안 오른게 없어"

입력 2025-06-18 17:03:19 수정 2025-06-18 19:45:09

대구 삼계탕 1인분 평균 1만6천333원으로 ↑
닭고기, 마늘 등 주요 재료 가격 줄줄이 올라

삼계탕. 매일신문DB
삼계탕.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삼계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방모(65) 씨는 이번 달 삼계탕 판매가를 한 그릇에 1만7천원으로 1천원 올렸다. 방 씨가 가격을 조정한 건 3년 만이다. 삼계탕은 물론 반찬에 들어가는 재료비까지 모두 올라 고심 끝에 인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방 씨는 "매년 6월이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올라오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작년까지는 배달 매출이라도 발생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미미한 상황"이라며 "점주들끼리는 '폐업하지 않고 버티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여름철 주요 외식메뉴인 삼계탕 가격이 한 그릇에 1만6천300원대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비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주들이 음식 판매가를 높이고, 이는 다시 외식물가에 대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18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의 삼계탕 1인분 가격은 평균 1만6천333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만6천167원)보다 166원, 지난해 5월(1만6천원)보다는 333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 2023년 8월 1만6천원대에 진입한 삼계탕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만6천167원을 유지해 오다 지난달 11개월 만에 상승하며 1만6천300원대로 올라섰다.

삼계탕 가격이 이처럼 오른 건 닭고기를 포함한 주요 재료비가 대부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물가협회 통계를 보면 대구의 평균 생닭(10호 기준) 값은 마리당 9천170원으로 1년 전(7천970원)보다 1천200원 올랐다. 찹쌀(1kg)도 6천540원에서 7천270원으로 상승했고, 깐마늘(1kg)은 1만3천340원에서 1만7천750원으로 1년 만에 4천원 넘게 급등했다.

닭고기 가격의 경우 국내 여러 양계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유통비, 인건비 상승분이 더해지는 납품가에 대한 부담은 더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산지에서 육계를 도축, 출하하는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수입량도 줄어 수입단가가 올랐다"며 "단기적으로 도축 물량이 증가하고, 유통 가격은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