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방어, 군 전투력 향상을 위해 육성하던 '방산 산업'이 수출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2년 이후 최근 2년간 방산 수출 규모는 150억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 200억달러를 목표로 설정했다. 해외 장비에 의존하던 한국이 첨단무기를 독자 개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다.
방산 산업 발전의 이면에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있다. 영천 소재 에스아이이(SIE)는 차부품사로 시작해 정밀성이 높은 모터, 감속기 등을 제작하며 K방산 산업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 연구개발이 원동력
강재윤 SIE 대표는 기계 분야 종사자로 장기간 직장 생활을 했고 2007년 회사를 설립했다. 강 대표는 "IMF 외환 위기 이후 패턴이 바뀌었다는 걸 체감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고 불안감도 높아졌다. 나름의 준비를 착실히 해왔고 창업을 결심해 실행에 옮겼다"고 했다.
SIE의 주력 제품은 구동기어상자 조립체와 발전기 조립체, 모터, 고정밀 감속기 등 K9 자주포, K2 전차 등 방산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는 부품이다. 최근에는 일부 품목을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체 설계를 거쳐 제작하는 것은 물론 다수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자동라인을 구축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꾸준한 연구개발은 품질 향상의 밑바탕이 됐다.
강 대표는 "초창기 다른 아이템도 있었지만 현재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방산으로, 연구개발이 가장 중요하다. 방산은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높아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라온 상황"이라며 "여력이 있을 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다. 특히 기술력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고급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가장 큰 난맥상은 인력난"이라며 "산업 인프라를 놓고 보면 영천은 부족함 없는 곳이다. 정주여건을 조금만 개선하면 젊은 인력이 모일 수 있다. 인력 확보의 경우 산업계 전반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인 만큼 해결책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성장하는 기업
강 대표는 함께 성장하는 기업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설립할 때부터 나 혼자 잘되고 싶어서 시작한 사업이 아니었다. 사람이 있어야 기업도 있다. 경영인의 역할은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IE에는 장기 근속자가 많고 단합을 위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는 등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 대표는 "예전에는 능력 위주로 채용을 했다면 갈수록 인성, 성실함이 중요해지는 것 같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늘 고민한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목표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강 대표는 "초과 달성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어 "주력해왔던 방산 산업이 상승세를 타면서 수혜가 있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우리 직원들의 노력 덕에 정량적으로 1차 목표로 내세웠던 성과에 가까워지고 있다. 단순히 금전적 이윤을 창출하는 데 연연하면 더 큰 발전이 없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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