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피의자 적시 알려진 후 첫 SNS, 흐린 하늘 '통도사 메밀밭' 앞에서…

입력 2024-09-03 15:31:59 수정 2024-09-03 16:53:38

평산책방 SNS "책방지기(文) 씨앗 심은 메밀 곧고 푸르게 일제히 일어서…메밀꽃 꽃말은 '사랑의 약속'"

문재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에 대한 '타이이스타젯 특혜 취업' 의혹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도 연결고리를 맺는 수순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및 관련 SNS에 3일 새 게시물이 일제히 올라와 시선이 향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때 압색 영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억2천300만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내용이 8월 31일 언론 보도로 알려지고 사흘 뒤 시점이다.

입장문 등의 글을 올린 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뒷모습이 등장한 짧은 영상을 비롯해 일상 사진들을 올린 것이라 그 함의에 시선이 향하는 것.

큰 동요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점을 어필한 것인지, 수사당국이 들이미는 '칼' 앞에서 의연함을 강조한 것인지 등의 해석이 나올 만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일하고 있는 평산책방은 글로 메밀의 '곧고 푸른' 모습과 메밀꽃 꽃말(사랑의 약속) 등을 강조했다.

▶3일 낮 12시를 조금 넘겨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통도사 메밀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통도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거주지가 있는 경남 양산시 소재 유명 사찰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평산마을과 1km 안팎 떨어져 있다.

참고로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바로 직전 게시물은 8월 31일 오후 3시 13분쯤 올라온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정유선 저)' 책 소개글인데, 압수수색 영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언론 보도가 처음 나온 건 같은날 저녁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바로 직전 게시물은 8월 20일 업로드 된 풍산개 견종 반려견 '다운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함께한 모습이었다.

즉, 타임라인상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 적시' 뉴스가 나오고 첫 SNS 게시물이다.

영상 속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구름과 연무로 가득해 태양은 물론 파란 하늘과 산 정상 부근도 잘 보이지 않는 풍경 속 메밀밭 앞에 서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뒷모습만 보인다. 비 예보가 있었던 듯 장우산을 뒷짐을 진 양손에 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메밀밭을 둘러보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부는 바람 소리만 들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언급이나 표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메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소재로 삼은 사진은 오늘(9월 3일) 비슷한 시각 평산책방 인스타그램에도 올라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 메밀밭에 씨앗을 심고 물을 뿌리는 등의 모습이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은 "지난 8월의 끝자락"이라고 사진이 촬영된 시점이 최근임을 가리키며 "책방지기(문재인 전 대통령)님이 손바닥 텃밭에 씨앗을 넣었던 메밀이 곧고 푸르게 일제히 일어서 있다. 맑고 투명한 물기를 온몸으로 털어 뿌리 쪽으로 보내며 더욱 단단하게!"라고 설명했다. 또 "메밀은 책방지기님이 평산마을로 내려와 맨 처음 심을 만큼 애착이 많은 식물, 메밀꽃밭에 선명한 이름표도 달아줬다"고도 했다.

이어 "책을 읽다가 문득 밑줄을 그어보듯 '사랑의 약속'이라는 메밀꽃 꽃말에 가만가만 밑줄을 그어보는 9월 아침"이라고 부연했다.

이들 3곳 SNS(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응원,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 정국' 수순 비판 취지의 댓글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메밀국수'와 '볶음밥'이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메밀국수'와 '볶음밥'이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꼐 했다. 메뉴는 '메밀국수'와 '볶음밥'이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메밀'에 대한 애정을 계속 드러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기 메밀국수를 자주 먹었다는 언급이 천상현 전 청와대 총괄조리팀장의 책 '대통령의 요리사'에 나온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갖는 파격 행보를 보이며 당시 메뉴로 나온 메밀국수를 먹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퇴임 후에는 SNS를 통해 메밀꽃을 배경으로 선 자신의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이번에 올라온, 뒷짐을 진 채 메밀밭을 바라보는 영상과 닮은 구도가 확인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28일 오전 11시 40분쯤 페이스북에 이같은 게시물을 올려 "고교 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은 느낌이 하도 강렬해서, 여행 다닐 때 강원도 봉평까지 메밀꽃을 보러 가기도 했었는데, 드디어 우리집 메밀밭에 메밀꽃이 피었다"고 메밀과의 길고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