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책방 SNS "책방지기(文) 씨앗 심은 메밀 곧고 푸르게 일제히 일어서…메밀꽃 꽃말은 '사랑의 약속'"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에 대한 '타이이스타젯 특혜 취업' 의혹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도 연결고리를 맺는 수순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및 관련 SNS에 3일 새 게시물이 일제히 올라와 시선이 향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때 압색 영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억2천300만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내용이 8월 31일 언론 보도로 알려지고 사흘 뒤 시점이다.
입장문 등의 글을 올린 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뒷모습이 등장한 짧은 영상을 비롯해 일상 사진들을 올린 것이라 그 함의에 시선이 향하는 것.
큰 동요 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점을 어필한 것인지, 수사당국이 들이미는 '칼' 앞에서 의연함을 강조한 것인지 등의 해석이 나올 만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일하고 있는 평산책방은 글로 메밀의 '곧고 푸른' 모습과 메밀꽃 꽃말(사랑의 약속) 등을 강조했다.
▶3일 낮 12시를 조금 넘겨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통도사 메밀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통도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거주지가 있는 경남 양산시 소재 유명 사찰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평산마을과 1km 안팎 떨어져 있다.
참고로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바로 직전 게시물은 8월 31일 오후 3시 13분쯤 올라온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정유선 저)' 책 소개글인데, 압수수색 영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언론 보도가 처음 나온 건 같은날 저녁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인스타그램 바로 직전 게시물은 8월 20일 업로드 된 풍산개 견종 반려견 '다운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함께한 모습이었다.
즉, 타임라인상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 적시' 뉴스가 나오고 첫 SNS 게시물이다.
영상 속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구름과 연무로 가득해 태양은 물론 파란 하늘과 산 정상 부근도 잘 보이지 않는 풍경 속 메밀밭 앞에 서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뒷모습만 보인다. 비 예보가 있었던 듯 장우산을 뒷짐을 진 양손에 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메밀밭을 둘러보는 모습이다.
현장에서 부는 바람 소리만 들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언급이나 표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메밀'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소재로 삼은 사진은 오늘(9월 3일) 비슷한 시각 평산책방 인스타그램에도 올라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 메밀밭에 씨앗을 심고 물을 뿌리는 등의 모습이다.
평산책방 인스타그램은 "지난 8월의 끝자락"이라고 사진이 촬영된 시점이 최근임을 가리키며 "책방지기(문재인 전 대통령)님이 손바닥 텃밭에 씨앗을 넣었던 메밀이 곧고 푸르게 일제히 일어서 있다. 맑고 투명한 물기를 온몸으로 털어 뿌리 쪽으로 보내며 더욱 단단하게!"라고 설명했다. 또 "메밀은 책방지기님이 평산마을로 내려와 맨 처음 심을 만큼 애착이 많은 식물, 메밀꽃밭에 선명한 이름표도 달아줬다"고도 했다.
이어 "책을 읽다가 문득 밑줄을 그어보듯 '사랑의 약속'이라는 메밀꽃 꽃말에 가만가만 밑줄을 그어보는 9월 아침"이라고 부연했다.
이들 3곳 SNS(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평산책방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응원,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 정국' 수순 비판 취지의 댓글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메밀'에 대한 애정을 계속 드러내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기 메밀국수를 자주 먹었다는 언급이 천상현 전 청와대 총괄조리팀장의 책 '대통령의 요리사'에 나온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12일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갖는 파격 행보를 보이며 당시 메뉴로 나온 메밀국수를 먹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SNS를 통해 메밀꽃을 배경으로 선 자신의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이번에 올라온, 뒷짐을 진 채 메밀밭을 바라보는 영상과 닮은 구도가 확인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28일 오전 11시 40분쯤 페이스북에 이같은 게시물을 올려 "고교 때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은 느낌이 하도 강렬해서, 여행 다닐 때 강원도 봉평까지 메밀꽃을 보러 가기도 했었는데, 드디어 우리집 메밀밭에 메밀꽃이 피었다"고 메밀과의 길고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