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꿈꾸는 시] 강수정 '백일홍'

입력 2024-09-16 06:30:00

2002년 '문학과 경계' 신인상으로 등단, 대구 시인협회 회원
시집 '재즈가 흐르는 창 너머 비행기 한 대가'

강수정 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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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이슬에 얼굴 씻고 곱게 단장한 꽃아

바다를 잃어버리고 타는 노을에 기대어

피고 지고 또 피는, 생명이 긴 꽃아

너의 생명 하늘이 쉽게 준 것이 아닐진대

꼭, 태양값, 물값, 치루는 심정으로

별빛 값 달빛 값도 치루는 심정으로

달빛 으스름하면 누군가 아파서 울고 있음을 기억하고

붉게, 더 붉게, 위로하라

강수정 시인
강수정 시인

<시작 노트>

여름이 되면 산기슭이나 가로수로, 어디서나 붉게 피는 꽃 백일홍, 백 일 동안 피는 생명이 긴 꽃을 보면서 하느님이 특별히 준 생명이 아닌가? 태양 바람과 비 그리고 밤하늘 별빛과 달빛, 은혜받은 생명이 긴 꽃 그 은혜 환원하는 심정으로 달빛 으스름하면 세상살이에 지치고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붉은 열정과 희망을 담아 위로해 주길 염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