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국정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을 가 보라.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연일 "현실과 괴리된 이야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적어도 의사 2, 3명이 동시 근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2월부터 6개월간 혼자 당직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 교수는 "당장 어제 있었던 일이다.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2명과 뇌출혈 환자 1명, 뇌경색 환자 1명, 심근경색증 환자 1명이 1시간 내로 다 왔다"면서 "원칙대로라면 의사 5명이 환자를 나눠서 진료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현장에 있는 의료 관계자들이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고 한 데 대해 "의사가 부족한데 사람이 죽어가니까 몸을 갈아서 지금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개혁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딱 2시간만 와보면 엄청나게 문제가 있고,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실제로 아주 위험한 의료 행위를 하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정 브리핑 발언은) 현실과 괴리가 너무 심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도 이날 오후 열린 한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국정 브리핑을 보고 상당히 실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 대해 너무나도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많은 회원(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정말 위기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은) 녹색 옷(민방위복)을 입고 매일같이 국민들을 겁주지 말고, 위기 단계부터 정상으로 내리길 바란다"면서 "현재 응급의료는 재난 상황 중 최고 위기 상황이며, 이 붕괴를 막을 방법은 현재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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