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이야기(-2)
4일 오후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한 장을 올렸다. 이번에 서울 강동구청장으로 당선된 이수희 구청장의 손은 번쩍 든 사진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올린 것이었다. 전 전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 강동구갑 지역의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당협위원장이다.
평범한 축하 메시지 같았지만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 구청장이 왼손에 움켜쥔 '손 덩어리' 때문이었다. 분명 사진 속 이 구청장은 누군가의 손을 움켜쥐고 있는데 그 손이 붙어있어야 할 몸통은 삭제돼 있었다. 대체 누구였길래 이 사람은 삭제됐을까, 어쩌다 이런 기괴한 사진이 탄생했을까 궁금해서 찾아 봤다.
삭제된 사람은 다름 아닌 강동구 담당 박춘선 서울시의원이었다. 몇몇 언론에 나온 기사를 찾아 보니 전 전 의원과 이 구청장, 박 시의원은 당시 함께 사진을 찍었었다. 누가 지운 건지 너무 궁금해 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통 정치인은 스스로 페이스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좌진이 대신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전화도 문자도 텔레그램도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3명이 찍은 사진에서 2명만 살아남았기에 일단 살아남은 2명과 사라진 1명의 차이를 비교하고 싶어졌다. 일단 전 전 의원은 판사 출신 변호사이자 30억원대 재산을 가진 부자였다. 공시지가 기준이라 2024년 기준 30억원대로 기록됐지 시가로 치면 50억원은 넘길 것이다. 그가 소유한 30평대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갤럭시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가 37억원이기 때문이다. 2024년 마지막 재산 공개 때 이 아파트는 공시지가인 15억8천200만원으로 신고됐다.
이 구청장도 전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변호사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상설 및 특별위원회 위원과 대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한국석유공사 고문변호사 등 주요 단체 요직을 역임한 그가 최근 신고한 재산은 20억원을 훌쩍 넘겼다. 그는 최근 재산으로 23억7천958만원을 신고했다. 살고 있는 곳은 고덕아이파크다.
이에 반해 1966년생인 박 시의원은 52세이던 2018년에서야 정치에 입문했다. 과거 경력은 시민단체 출신이란 것 외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최근 공개 재산은 5억4천769만원에 불과하다. 가진 집은 서울 강동구 길동에 다세대주택이다.
자격증 유무와 재산으로만 봐도 살아남은 2명과 사라진 1명의 차이는 극명했다. 그렇다고 전 전 의원이 이런 기준을 적용해 박 시의원이 삭제된 사진을 올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가 전석홍 전 신한국당 의원의 딸이기 때문이다. 그의 부친은 박정희 정부 때 관선으로 광주시장, 충청북도 부지사를 역임하고 전두환 정부 땐 관선 전남지사를 역임한 '군부 에이스'였다. 1996년 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도 달았다.
전 전 의원 역시 부친을 따라 2020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2대에 걸쳐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명문가 출신이 이런 짓을 벌였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의 부친 행정 슬로건이 "영예는 국민에게, 공은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였기에 이번 사태를 전 전 의원이 벌이지 않았다는 건 명약관화하다. 아무래도 전 전 의원을 보좌하는 누군가가 벌인 짓 같은데 전 전 의원은 이 일을 벌인 측근을 서둘러 정리하길 바란다. 그게 가문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