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분기 실적 기대감 너무 컸나?…실망감에 증시 타격

입력 2024-08-29 16:17:34 수정 2024-08-30 05:59:52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기업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하면서주가는 대폭 하락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실망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권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3분기(8~10월) 매출이 약 325억 달러(약 43조4천687억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319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 중 최고인 379억 달러에는 못 미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시장 예상치를 훨씬 넘는 실적을 발표해왔던 탓에 이번 실적은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슨 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성장 폭이 예상보다 훨씬 작았다"면서 "향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었지만 이전 분기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여전히 122%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훌륭한 회사지만, 이번에는 기준이 너무 높게 설정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칩의 생산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공정을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이 원활치 않다는 세간의 우려를 인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CNN 방송은 "엔비디아가 다시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지난 2년간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이 정도 수치만으로는 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10% 하락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중이다. 낙폭은 한때 8%까지 기록했으나 일부 만회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의 후폭풍은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27.55포인트(1.02%) 내린 2,662.28로 집계됐다.

특히 엔비디아와 연동된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들의 동반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5.35%), 한미반도체(-9.45%), 디아이(-8.83%)의 주가가 급락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도 3.14%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에 대해 "결국 주가 하락의 원인은 '비싸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이미 선반영된 엔비디아 성장의 밸류에이션을 2026년도 이후의 미래까지 연장하길 희망했으나 그 기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