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아트스페이스 울림, 31일부터 새 전시 오픈

입력 2024-08-26 16:07:28

유촌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 작가 그룹전
밀도 셰발리에 개인전…10월 13일까지
아트리움 모리, 9월 18일까지 나광호 개인전

최빛나, The hill_blue, 2019, 캔버스에 아크릴, 161.5x130cm
최빛나, The hill_blue, 2019, 캔버스에 아크릴, 161.5x130cm

경북 성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울림이 오는 31일부터 새로운 전시로 관람객을 맞는다.

아트스페이스 울림 1, 2전시실에서는 10월 13일까지 유촌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 작가 그룹전 '시절 초상'이 열린다. 작가 레지던시 공간인 유촌창작스튜디오는 경북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아트리움 모리가 주최하며 경상북도가 후원하는 문화예술지원프로그램이다.

전시에는 1기 입주 작가 나광호, 정진경, 최빛나가 참여해 작품을 선보인다. 나광호 작가는 머무는 지역들의 '식물도감'을 제작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정진경 작가는 꾸준한 태도로 주변의 사물, 풍경, 일상의 모습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기록한다.

최빛나 작가는 주변에 실재하는 장소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더해져 충돌하는 비현실의 풍경들을 담아낸다.

전시 개막일인 8월 31일과 9월 1일에는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공개하는 '오픈스튜디오'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밀도 셰발리에, Undocked Dreams, 2023, Acrylic on Canvas, 218x417cm
밀도 셰발리에, Undocked Dreams, 2023, Acrylic on Canvas, 218x417cm

아트스페이스 울림 3전시실에는 10월 13일까지 아이티 출신 작가 밀도 셰발리에(Mildor Chevalier)의 개인전 '언락드 드림스(Undocked Dreams)'가 개최된다.

밀도 셰발리에는 1982년 아이티에서 태어나 도미니카 공화국 국립미술학교를 거쳐 뉴욕 파슨스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현재까지 뉴욕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출생지를 떠나 여러 나라를 오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 뉴욕에 정착하여 살고 있지만, 어느 사회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만 같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나는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들을 예술적 주제로 삼아 캔버스에 담아낸다.

건축가를 꿈꾸기도 했던 작가는 캔버스 안에서 건축과 자연의 형태를 매끄럽게 결합하여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작가의 그림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공간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유기적인 세계와 얽혀 독자적인 생명을 갖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신의 이민 역사 25주년을 자축하기 위해 스스로 기획한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19세 때 처음 꾸렸던 이민 가방을 설치물로 재현하며, 앞으로 2년 간 세계 각국을 떠돌며 전시 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나광호, 맨드라미, oil on canvas, 130.3x162cm, 2024
나광호, 맨드라미, oil on canvas, 130.3x162cm, 2024

한편 아트스페이스 울림의 바로 옆 건물인 아트리움 모리 본관 전시실에서는 유촌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 작가 나광호의 개인전 '유월리: 상상의 식물원'이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다.

회화와 판화 작업을 병행하는 나광호 작가는 고개를 숙여야만 보이는 풀, 꽃, 나물, 잡초와 같은 식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식물도감'을 제작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발에 밟히고 치이는 존재들을 번거로움을 수반하는 판화의 매체로 정성들여 찍어내고 그것들을 도감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본인의 예술적 태도를 성실히 이어나간다.

태병은 아트리움 모리 큐레이터는 "직접 동네를 거닐며 식물을 촬영하고, 오랜 삶을 살아낸 마을 어르신과 대화하며, 때로 식물학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술적인 주요어를 축출하고 기록하는 등의 정성스러운 과정들이 비효율적, 시대착오적인 향상을 담고 있을지라도, 이러한 과정 중심의 수행을 통해 물리적이고 감각적으로 느린 나광호만의 예술관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054-933-5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