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제비원 성주굿, "무형유산 지정 가치와 조건 충분히 갖추었다"

입력 2024-08-27 11:12:36

23일 비교민속학회, '안동지역 성주굿 무형문화유산 가치' 주제 학술대회
임재해 교수, 역사·예술·학술적 가치 외 유일한 '장소성', 확실한 '전승 주체'
안동 성주굿, 환경따라 탄력 운용·의뢰자 욕구 만족 통한 문제 해결 등 긍정
송옥순 무녀에 대한 지자체 관심 지원 절실, 굿 체계화 무가 정리·정립 필요

바교만속학회는 23일
바교만속학회는 23일 '안동지역 성주굿의 성격과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주제로 2024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임재해 교수가 성주굿의 무형문화유산 가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엄재진 기자

안동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성주굿'이 역사적·예술적·학문적 가치 등 무형문화유산 지정 조건은 물론, 전국에서 유일한 '장소성'과 확실한 '전승주체·집단'을 갖추고 있어 무형문화유산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23일 비교민속학회가 '안동지역 성주굿의 성격과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주제로 마련한 '2024년 하계학술대회' 기조발제와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안동지역 성주굿의 무형유산으로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졌는지 살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임재해 안동대 명예교수는 "한국 문화의 정체성은 무교에서 찾아야 한다. 무교의 굿 문화는 역사적 지속성과 공간적 확장성, 민족적 포괄성, 문화적 파급성 등을 확보해 한국 문화를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굿 문화는 한국 역사와 함께 해온 가장 오랜 민족문화다. 다양한 굿이 존재하지만 성주굿은 집집마다,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 어느 곳이나 두루하는 가장 한국적인 굿"이라 덧 붙였다.

특히, "유일하게 굿의 본향이 밝혀진 굿이 성주굿이다. 전국 어느 곳에서도 성주풀이에서 '성주의 본향이 어드메냐 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 본일레라'라 딱 부러지게 장소를 노래하고 있다"며 "제비원은 불교 미륵불 신앙지에 앞서 이미 미륵바위·칠성바위·옥바우 전설 등 거석신앙과 거송신앙인 '대부송 전설' 소나무 이야기들로 민속·무속신앙의 근원지였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특히, 성주굿은 강씨-추씨-권은도-송옥순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분명한 역사적 계보가 있다. 권은도는 강신무로 큰굿을 잘하는 큰무당으로 전국에 인정됐으며, 신딸로 12년을 성주굿을 이어받은 송옥순 무녀가 전승주체로 분명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해 교수는 "안동 제비원 성주굿은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 등 무형문화유산 지정 조건에 부합하는 세가지 가치뿐 아니라 전국에서 유일한 '장소성'과 사재를 털어 전수관을 짓고, 전국적인 전승단체를 조직하고, 제비원에 성주성전을 지을 계획을 세우는 등 확실한 '전승주체'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 가치를 충분히 갖추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신효 무형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안동지역 성주굿의 무속적 의의'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성주굿을 주어진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의뢰자 욕구를 만족시킴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무복과 조무들의 역할 등 안동 성주굿의 변별성과 차별성을 만들어낼 것"을 주문했다.

서정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안동지역 성주굿의 예능적 의의'를 통해 안동 성주굿의 계보와 절차, 음악적 요소 등을 살펴보면서 성주굿의 즉흥성·유연성·창작성 등 특징을 언급하면서 "성주굿의 체계화를 위해 무가를 정리해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배영동(안동대 문화유산과 교수) 비교민속학회장은 "이번 토론은 안동지역 성주굿의 역사·문화적 성격과 무형문화유산 가치에 대한 첫 학술대회로 옛 문헌기록과 현장조사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문화유산 가치를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바교만속학회는 23일
바교만속학회는 23일 '안동지역 성주굿의 성격과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주제로 2024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김신효 교수 발표 모습. 엄재진 기자
바교만속학회는 23일
바교만속학회는 23일 '안동지역 성주굿의 성격과 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주제로 2024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서정매 교수 발표 모습. 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