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테러 가정 진행된 청송군의 이색 을지연습

입력 2024-08-20 17:39:34

교도소 4곳이 있는 경북북부교정시설에서 실시
교정시설에 잠입한 테러범을 교정기관과 육군이 제압하는 훈련 진행
청송군 지역 기관과 주민…가상 화재, 사상자 조치 등 2차 피해 수습

테러범이 교정시설을 침입했다는 과정으로 진행된 청송군 을지연습 모습. 청송군 제공
테러범이 교정시설을 침입했다는 과정으로 진행된 청송군 을지연습 모습. 청송군 제공

전쟁 발생 시 적의 1순위 요격 시설로 구분되는 교도소에서 청송군이 이색 을지연습을 진행했다.

20일 청송군 진보면 경북북부교정시설 일원에서 12개 기관·단체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교정시설 테러에 따른 적 격퇴 및 인명·시설물 피해 복구'라는 상황을 설정해 을지연습 실제 훈련을 진행했다.

경북북부교정시설은 교도소 4개가 밀집된 곳으로 수용자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른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은 흉악범들이 수용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1970~80년대 유명했던 조직폭력배 김태촌과 조양은,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범 김길태, 대도 조세형과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범 조두순, 수원 토막살인범 오원춘, 탈옥수 신창원, 박근혜 전 대통령 테러범 지충호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특히 경북북부교정시설 가운데 제2교도소는 '교도소 내 교도소'로 불린다. 법무부가 정한 수용자 처우등급에서 최고 등급인 중경비시설(S4)로 분류될 정도로 수형자들의 죄질이 무겁고,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동료 수형자를 폭행하는 등 규율을 어긴 이들이 수용된다. 이곳은 850여 개 수용실 가운데 90%가 독방이다. 이런 구조가 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19가 극성이었을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 확진 수용자 400여 명이 이곳에서 분리 치료를 받으며 대부분 완치됐기 때문이다.

이날 을지연습은 경북북부교정시설을 목표로 잠입한 테러범들을 교정기관과 육군 제3260부대 4대대가 합동으로 제압하는 훈련으로 진행됐다. 교정기관은 수용자와 테러범의 접촉을 막기 위해 교정시설 내 시스템을 발동시켰고 군은 교정시설의 구조 등의 정보를 받아 테러범을 제압하는 과정을 훈련했다. 청송군과 청송경찰서, 청송소방서, 한전 청송지사, KT 청송지점, 청송군의용소방대연합회 및 청송군자율방재단 등 관계 기관·단체와 지역 주민 등은 협업을 통해 가상 화재, 사상자 조치 등 2차 피해 수습을 진행했다.

이번 청송군 을지연습은 실제 상황을 최대한 구현해 훈련하면서 훈련 자체의 가치와 의미가 참여 기관·단체, 주민 등에 크게 와닿았다.

윤경희 군수는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을지연습의 결과를 공유하며 보완할 부분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러범이 교정시설을 침입했다는 과정으로 진행된 청송군 을지연습 모습. 청송군 제공
테러범이 교정시설을 침입했다는 과정으로 진행된 청송군 을지연습 모습. 청송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