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다리 하나로 서울서 경산까지…이철우 경북도지사, '왼발 박사' 이범식에 "경북의 별이자 자랑"

입력 2024-08-06 17:10:47 수정 2024-08-06 21:16:16

280km 걸어 국토 도보종주 중인 6일 경북도청 도착한 이범식씨 격려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가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약 280km를 걸어 6일 오후 경북도청에 도착한 이범식 박사의 의족을 한 다리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오른쪽)가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약 280km를 걸어 6일 오후 경북도청에 도착한 이범식 박사의 의족을 한 다리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양팔과 오른발이 없어 '왼발 박사'라는 별명을 얻은 이범식(59·경북 경산)씨가 서울~경산까지 약 400km 국토 도보종주에 나선(매일신문 7월 15일 23면 보도)지 16일 만인 지난 1일 경북에 입성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기자도 1,2일 이씨와 동행을 했다.

이씨는 22세 때 감전사고로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고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47세에 대학에 들어가 만학도로 10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됐다.

그는 팔다리 가운데 성한 곳이 왼다리 뿐이다. 오른발은 의족을 착용하고 있지만 몸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가 도보종주에 나선 것은 '대구경북 통합'과 '지방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서다.

날씨가 35도가 넘는 무더위에 10여분을 채 걷지 않았는데도 온몸에서 땀이 흠뻑 흘렀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지만 몸은 가벼웠다. 이씨는 "그동안은 동행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외로웠는데 오늘은 동행자가 있어 힘이 절로 솟는다"고 했다.

그는 오른발 무릎 아래는 의족을 한 상태라 40~50분 정도 걸은 후에는 꼭 쉬어야 한다고 했다. 의족을 낀 다리의 열을 낮추고 의족을 건조시켜야 의족과 닿은 피부가 짓무르는 것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능수능란하게 휴대전화의 길찾기 앱을 수시로 들여다 보며 길을 걷고, 의족을 벗어 열을 식히고 다시 착용하는 일을 식은 죽 먹듯 쉽게 했다. 그저 놀라고 감탄하면서 그가 이렇게 자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와 도전을 계속해 왔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을 출발해 경기도 성남~이천~충북 음성~괴산~경북 문경~예천을 거쳐 이날 경북도청에 도착했다. 지난달 18,19일은 종주 일정을 잡기 전에 잡힌 특강 때문에 쉬었다. 그는 지난 21일 동안 약 280km를 걸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씨의 사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지사는 이씨가 종주를 시작한 지 21일째인 6일 경북도청에 도착하자 직접 만나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경북도청 직원들과 안동 법륜사 신도회원 등이 국토 도보종주 중 6일 오후 경북도청에 도착한 이범식 박사의 완주를 응원하고 있다. 독자 제공
'왼발 박사' 이범식 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6일 오후 약 280㎞ 걸어 경북도청에 도착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안동 법륜사 신도회원 등으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경북도 제공

이 지사는 "왼발박사 이범식은 경상북도의 별이자, 자랑이다"라고 극찬하면서 "이 폭염에 서울에서 여가 경북도청까지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의지력이다. 이씨의 도보 대장정이 나약한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과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꺾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으로 남은 구간 도보종주를 건강하게 완주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경북도청 직원들과 안동 법륜사 신도회원 등이 국토 도보종주 중 6일 오후 경북도청에 도착한 이범식 박사의 완주를 응원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씨는 "이철우 도지사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에 큰 힘을 얻어 남은 도보 종주를 건강하게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북도의회 박선하 의원과 경북도청 간부, 안동 법륜사 신도회원, 지난 1~6일까지 물과 음료수 공급과 숙소까지 태워주기 등 헌신적으로 도운 김병회 전 문경종합온천대표, 몇 구간 동행종주를 한 서보균 전 경주교도소장과 김경범 경북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 문경시단장 등이 이 박사의 도보종주를 응원하며 남은 경산까지의 완주를 기원했다.

'왼발 박사' 이범식 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광호문에서 출발해 6일 오후 약 280㎞ 걸어 경북도청에 도착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경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