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 등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단체전서 올림픽 3연패 위업

입력 2024-08-01 06:56:26 수정 2024-08-01 07:03:39

개최국 프랑스, 헝가리 연파하고 정상 등극
오성고 선·후배 구본길과 도경동 맹위 떨쳐
런던과 도쿄 올림픽에 이어 3연패 달성해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3연패를 상징하는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3연패를 상징하는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8시 30분 무렵(현지 시간), 한국 시간으론 1일 오전 3시 30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 펜싱이 열리는 무대 '피스트' 위에 한국 검사들이 섰다. 경기 시작 전 '대한민국 짝짝짝'이라는 구호와 박수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상대인 헝가리는 만만치 않았고, 경기 중반을 넘어서야 조금씩 윤곽이 드러났다.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상욱(대전시청)이 마지막 점수를 올리자 한국 선수들은 피스트 위에 뒤엉켜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이 1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대41으로 꺾었다. 대구 오성고 출신인 '맏형'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오상욱, 박상원(이상 대전시청), 구본길의 오성고 후배 도경동(대구시청·상무)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들었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오상욱과 구본길(오른쪽)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오상욱과 구본길(오른쪽)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2021년 런던,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종목 로테이션 방식이 적용돼 이 종목이 열리지 않았다. 오상욱은 한국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대회 2관왕에 올랐고,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수는 6개로 늘었다.

한국은 8강에서 캐나다, 준결승에서 프랑스를 제친 데 이어 결승에서 헝가리를 무너뜨리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을 향한 최대 고비는 펜싱 종주국이자 대회 개최국인 프랑스와의 4강전. 그랑 팔레를 가득 채운 팬들은 일방적인 응원을 프랑스에 보냈고, 한국에는 수시로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원우영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원우영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주자 박상원이 2대5로 밀리며 고전했다. 하지만 다음 순서인 오상욱이 압도적 기량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10대7로 역전했다. 이어 베테랑 구본길이 3라운드를 5대0으로 정리, 15대7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에 다시 등장한 에이스 오상욱은 9점을 내주며 다소 고전했으나 집중력을 발휘해 45대37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 상대인 헝가리에는 올림픽 개인전 3연패(런던·리우·도쿄) 위업을 이룬 베테랑 아론 실라지가 버티고 있었다. 접전이 이어지던 와중 도경동이 검이 번쩍였다. 8강과 4강에 나서지 못한 도경동은 한국이 30대29, 단 1점 차로 앞서던 상황에 구본길 대신 나서 1점도 내주지 않은 채 내리 5점을 뽑았다. 35대29로 달아난 한국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원우영 코치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원우영 코치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피스트에 선 오상욱이 45번째 득점에 성공하자 선수들과 원우영 코치가 피스트로 올라와 얼싸안았다. 선수들은 원 코치를 헹가래 쳤고, 태극기를 들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손가락 3개를 펴보이며 '3연패'를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