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방통위원장 법카 의혹 두고 與 '공연한 트집' VS 野 '임명시 탄핵 추진'

입력 2024-07-29 17:49:34 수정 2024-07-30 05:41:58

사흘 청문회 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놓고 충돌
與 "이 후보 법카 사적 유용, 근거 없다" "찬반 모두 적어 보고서 채택"
野 "업추비 사용 내용, 누가 봐도 잘못" "역사 인식, 방통위원장으로 부적절"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진숙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진숙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2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야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부딪혔다. 여당은 찬반 의견을 모두 적어 보고서를 채택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에 대한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행할 경우 탄핵을 추진하겠다며 맞섰다.

앞서 과방위는 24일부터 26일 사흘에 걸쳐 이 후보자 청문회를 실시했다. 2000년 이후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사흘간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MBC 보도본부장 당시 노동조합 탄압 의혹, 대전 MBC 사장 재임 시기 법인카드 유용 의혹,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역사관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들은 언론사 재직 당시 활동은 '경영 전략'이며 법인카드 사용 문제는 '공연한 트집'이라고 반박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대전MBC와 관사 등 현장 점검 등을 했음에 명백한 법인카드 유용 증거는 드러난 게 없다'며 "(청문회가) 마녀사냥으로 흐르는 경향이 농후했다. (야당은) 법인카드 문제는 사적 유용 의혹이 있다고 했지만, 정황이 드러난 게 없었다.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상법상 MBC가 주식회사이지만, 공금인 업무추진비를 물쓰듯이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의 역사 인식이, 방송 정책 등에 대해서도 여야의 인식은 엇갈렸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이나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 후보자의 인식에 대해 "극소수 사람들과 인식을 같이해, 극단적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런 인식으로) 공직에 진출하는 것은 독립성, 중립성,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통위원장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가) 정책 관련 답변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사흘간 질의가) 많은 부분이 법인카드와 인신공격에 집중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확실한 뭔가 안 나온 것 아닌가? 그러면 이 시점에서 적격·부적격을 다 넣어서 청문 채택을 할 수 있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후보의 법인카드 사용 내용에 문제가 없었다는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MBC 계열사 전직 경영진들은 성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 시절의 MBC에서 '적폐'인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용이 이미 낱낱이 조사됐고, 거기에서 어떠한 부정 사용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진숙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진숙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