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의대생 첫 재판 "혐의 인정…정신감정 필요"

입력 2024-07-26 17:58:41 수정 2024-07-26 18:00:23

재판부 "정신 감정 아닌 복용한 약품 부작용 사실조회" 제안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대생 최모(25)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정신 감정을 요청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의 살인 혐의 첫 재판에서 변호인은 "세부 사실관계는 조금 다르지만 피해자를 살인했다는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월 6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 씨는 연인 사이이던 피해자와 지난 4월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의 부모는 혼인 무효 소송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초 최 씨의 제안으로 이들은 다시 만났지만 결별 등의 문제로 다퉜는데, 검찰은 최 씨가 이때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치명적 도구로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상대로 사체 손괴에 가까운 범행을 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며 "진지한 반성보다는 합리화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전과 없이 모범적으로 살아왔으며, 갑자기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변호인으로 납득이 어려웠다"며 "범행 전 정신과 진단으로 복용한 약품이 불안장애·강박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 위해 정신감정을 받아봤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검찰은 반대의 뜻을 밝혔고, 재판부도 "정신감정보다는 복용한 약품의 부작용 등에 대해 사실조회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