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한국 경제 역성장…2분기, 전분기比 -0.2%

입력 2024-07-25 15:25:59 수정 2024-07-25 20:18:09

한국은행,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 발표
한은 "소비·투자↓ 기저효과"…지난해보다 2.3% ↑
올해 연 2.5% 성장 전망

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3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고등어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참외(-28.1%), 고등어(-39.7%), 게(-12.7%), 휘발유(-4.4%), 개인및가정용품임대(-5.7%) 등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연합뉴스
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3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시민들이 고등어를 구매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참외(-28.1%), 고등어(-39.7%), 게(-12.7%), 휘발유(-4.4%), 개인및가정용품임대(-5.7%) 등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0.2% 역성장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타난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내수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25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2.3% 성장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9% 증가했다. 수입은 원유·석유제품 위주로 1.2% 늘어 수출 증가율을 상회했다.

정부 소비는 부동산·물자 구입에 지출한 물건비를 중심으로 0.7% 늘었으나 민간 소비는 승용차·의류 등 재화 소비 부진으로 0.2% 줄어들었다. 설비 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부문이 위축하며 2.1% 감소했고, 1분기 성장을 주도한 건설 투자도 1.1% 내려왔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가 플러스(+)를 보인 부문은 정부 소비(0.1%p)가 유일했다. 건설투자(-0.2%p), 설비투자(-0.2%p), 민간 소비(-0.1%p), 순수출(-0.1%p)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률 하락을 견인했다.

업종별 성장률은 농림어업(5.4%), 금융·보험업(1.1%), 제조업(0.7%) 등에서 오름세였다. 반면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5.4% 급감했고, 전기·가스·수도업도 0.8% 역성장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운수업(6.4%)은 늘었지만, 정보통신(-4.9%), 도소매·숙박음식업(-1.4%) 등이 부진하면서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 감소해 실질 GDP 성장률을 하회했다.

한은은 비교 대상인 1분기 성장률이 1.3%로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다 2분기에는 내수를 이루는 소비와 투자가 주춤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부터 내수 흐름이 안 좋았는데, 1분기에 잠깐 반등했던 것"이라며 "현재 성장은 수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를 보더라도 내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고, 기업들의 영업 실적도 좋아서 전반적으로 투자 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출 증가율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수출 호조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산술적으로 올해 하반기 2.2%, 연간으로는 2.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