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김 여사 문자 무시, 韓 의혹 해명해야"

입력 2024-07-05 15:50:04 수정 2024-07-05 15:52:08

원희룡 "책임 있는 답변 바라" 나경원 "정치적 판단 미숙" 윤상현 "당정 신뢰 우려"
한동훈 측 "공적 소통 유지…오히려 김 여사에 누가 될 수도" 주장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이 나란히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나선 한동훈 후보가 지난 1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당권 경쟁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위원장 측은 당시 공식적인 소통 채널을 활용했었다고 밝히면서, '왜 이 시점에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원희룡 후보는 5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를 겨냥해 "(여사가 자신에 대한 의혹에) 사과 이상의 조치를 당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겠다는 것을, 왜 (비대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뭉갰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사과 의사를 묵살한 게, 결국 불리한 선거 여건을 반전시키고 변곡점 만들 수 있는 그 결정적 시기 놓쳐 선거를 망치는 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의 총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선거 패배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나경원 후보도 한 위원장에 대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며 "(김 여사 문자에) 혼자서 판단하고, 이 부분에 더 이상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 후보는 해당 의혹이 계파 갈등의 촉발시켜, 당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 후보가 이제라도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진 부분에 대해 상당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전당대회에서)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 하나가 될 결심을 해야 하는데, 극단적으로 가서 계파 갈등이 충돌로 이어져서 당이 어려워지는 전당대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가 검사장 시절에는 김 여사와 수백 회 문자로 소통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의 신뢰 수준이 어디에 있는가 우려스럽다"며 "정치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신뢰 관계다. 오히려 김 여사와 차별화하려고 그런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당심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 보느냐'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건 당정 간 신뢰다. 신뢰가 무너진 듯한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당원들이 많은 우려를 할 거라 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 직후 "지금 이 시점에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면서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서 소통하며, 국민의 걱정 덜어드리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했다. 당시 대통령실이나 김 여사와 연락 창구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자 내용은 "재구성되어 내용이 조금 다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지호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전당대회에서 왜 이런 게 이슈가 돼야 하나"라며 "이게 김 여사에게 큰 누가 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문자를 공개한 이들의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