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뒷담] 尹 탄핵 청원 100만 돌파→文 탄핵 청원 147만 기록마저 넘어서면?

입력 2024-07-03 00:51:07 수정 2024-07-03 12:04:00

4년 전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과 지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뭐가 다르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국회청원을 처음으로 다루고 동의수 5만 충족 소식도 최초로 전한 매일신문 보도, 6월 23일 오후 1시 6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국회청원을 처음으로 다루고 동의수 5만 충족 소식도 최초로 전한 매일신문 보도, 6월 23일 오후 1시 6분 '尹 탄핵 국회청원 3만명 동의 돌파 "대통령 권력을 본인·김건희 범죄 방탄용 행사"' 기사와 6월 23일 오후 3시 11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회청원 동의수 충족 "오늘 2시간 만에 2만명 몰려"' 기사. 네이버 캡처

지난 6월 20일 국회청원(국회 국민동의청원) 웹사이트에 등록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을 가장 먼저 언급한 언론은 매일신문이었다.

▶6월 23일 오후 1시 6분 [尹 탄핵 국회청원 3만명 동의 돌파 "대통령 권력을 본인·김건희 범죄 방탄용 행사"] 기사를 통해 이 청원에 동의수가 빠르게 모이고 있는 상황을 알렸다.

이어 같은날 오후 3시 11분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회청원 동의수 충족 "오늘 2시간 만에 2만명 몰려"] 기사를 통해 그날 오후 2시 51분쯤 국회청원 충족(소관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인 동의수 5만을 넘긴 사실도 가장 먼저 전했다.

그러면서 청원이 시작되고 불과 나흘째 되는 날에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되는 자격을 얻었고, 청원글에서 요구한 5가지 탄핵 사유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물론 부인 김건희 여사 등 가족 문제도 언급하는 등, 현재 야권이 정부여당에 특검 등을 요구하는 사안들과 꽤 일치하는 점도 주목했다.

이어 그 2배인 10만 동의를 다시 하루 뒤 기록한 것(6월 24일 [尹 탄핵 청원 나흘 만에 10만 넘겼다 '또다른 지지도 지표 될까?] 기사)을 비롯해 동의수 증가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점도 지속해 보도했다.

특히 6월 28일 오후 5시 55분 '[(속보) '尹 탄핵 청원 클릭 몰린 탓?' 국회청원 홈페이지 먹통] 기사를 통해서는 현재(7월 3일 기준)까지도 고쳐지지 않고 있는 국회청원 웹사이트 '먹통(접속마비)' 상황도 국내 언론 가운데 최초로 보도했다.

이는 결국 6월 30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속한 시일내에 서버 증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6월 30일 오후 11시 8분 [75만 돌파 尹탄핵 국회청원 '먹통' 지속에 우원식 의장 "서버 증설"] 기사) 수순으로 이어졌다. 우원식 의장의 이같은 지시 사실 역시 매일신문이 최초로 보도했다.

이제 이 청원 동의수 집계는 국내 대다수 언론이 보도 중이다.

3일 0시 10분 기준으로 청원 동의수는 95만9천989명을 기록하고 있다. 즉, 4만여명이 더 모이면 야권 정치인 및 지지자들이 꾸준히 언급해 온 100만 동의 기록이 현실이 된다. 그 시점은 3일 오전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야권은 '민심'과 '여론'을 가리키는 일종의 상징성을 부여, 향후 대정부 및 대여 공세에서 자주 인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신문 2020년 4월 24일자
매일신문 2020년 4월 24일자 '"문재인 탄핵 147만, 응원 150만"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기사. 네이버 캡처

▶그러는 가운데 여권 지지자 일부는 전임 대통령의 현직 시절에 (지금은 사라진)'청와대 국민청원'에 등록됐던 탄핵 요구 청원 동의수를 비교 대상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수십만 수준 '尹 탄핵 청원' 동의수를 두고, 150만에 육박했던 '文 탄핵 청원' 동의수를 언급, "과거엔 더 심했다(많았다)"는 논리로 두 탄핵 청원을 일종의 진영 대결 구도로 치환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2020년 4월 매일신문이 보도해 기록으로 남겼다.

2020년 4월 24일자 ["문재인 탄핵 147만, 응원 150만"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기사에서는 우선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20만 이상 동의를 채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 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을 전했다.

이 청원은 2020년 2월 4일부터 3월 5일까지 한달 동안 146만9천23명의 동의를 모았다.

관련 정부 기관이 청원에 답변하는 기준에 따라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대통령 탄핵은 국회의 권한"이라는 설명이었다.

즉, 청원이 실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었다. '대통령 탄핵' 관련 정부(행정부) 기관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대신 '청원' 관련 정부 기관인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가 답을 한 셈이었던 것.

그런데 당시 함께 눈길을 끈 청원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그해 2월 26일 올라와 3월 27일까지 역시 한달 동안 150만4천597명의 동의를 모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 합니다!' 청원이었다.

먼저 올라온 탄핵 청원(146만9천23명)에 비해 동의수가 3만5천574명 더 많았다. 숫자 대결로만 따지면 '응원'이 '탄핵'을 이겼던 셈.

이 청원에 대해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감사하다"고 밝혔다. 응원을 받은 당사자(문재인 당시 대통령)가 직접 답변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소관(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청와대)은 맞았던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합니다.'(146만9천23명 동의) 청원과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 합니다!'(150만4천597명 동의)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웹사이트

▶다시 지금의 '尹 탄핵 청원'으로 돌아가보자.

6월 20일 등록돼 7월 3일 중 100만 돌파가 유력한(이 기사를 읽으실 때쯤엔 넘어섰을지도) 이 청원의 종료 시점은 7월 20일이다. 즉, 18일 안팎 더 남았다.

그런데 이 청원의 '하루도 안 돼 10만명씩 추가'라는 동의수 누적 속도를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최소 180만이 더 쌓일 것으로 보인다. 단순 산수시 280만이고, 그간 관심이 관심을 부른 걸 감안하면 300만에 육박하거나 300만마저도 넘길 가능성이 있다. 특히나 현재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이 8.18 전당대회 전초전에 돌입했으며 이재명 전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고조되는 등 야권 지지자들의 결집에 불이 붙고 있고, 이게 尹 탄핵 청원 '클릭'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불과 닷새 정도 후에는 여권 지지자 일부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하던 '文 탄핵 청원 동의수 147만'은 되려 외면하고 싶은 사료(史料)가 될 수밖에 없다.

7월 3일 0시 10분 기준
7월 3일 0시 10분 기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동의수 95만9천989명. 국회청원 웹사이트

▶그 밖에도 강정수 당시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의 "대통령 탄핵은 국회의 권한"이라는 언급은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쓰일 만하다.

과거 文 탄핵 청원과 비교해 尹 탄핵 청원은 번지수를 정확히 잡은 맥락을 얘기해주는 말인 것.

두 탄핵의 첫번째 차이점이다.

尹 탄핵 청원은 '국회청원'이라는 창구로 접수돼 이미 국회 법사위 회부가 이뤄져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한창 윤석열 대통령 및 정부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야권 위원이 11명(더불어민주당 10명, 조국혁신당 1명)으로, 전체 18명 위원의 과반수를 차지한다(국민의힘은 7명).

이 청원이 7월 2일 동의수 90만을 넘어서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명백한 위법사항이 있지 않은 이상 (탄핵은)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상황을 잘 주시하고 있고, 국회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두번째 차이점, 4년 전에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 VS 응원 청원' 구도가 만들어졌던 것과 달리,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거나 응원, 지지하는 등의 청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비교적 자유 주제를 다뤄 응원과 지지의 글도 청원 진행이 가능했던 것과 비교, 국회청원은 청원법 5조(청원사항)에 따라 ▷피해의 구제 ▷공무원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시정이나 징계의 요구 ▷법률·명령·조례·규칙 등의 제정·개정 또는 폐지 ▷공공의 제도 또는 시설의 운영 ▷그 밖에 청원기관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다루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세번째 차이점, 2020년 2~3월 진행 '文 탄핵 청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4년차에 나왔고(2017년 5월 10일~2022년 5월 9일 재임), 2024년 6~7월 진행(예정) '尹 탄핵 청원'은 윤석열 대통령 재임 3년차에 나온 게(2022년 5월 10일부터 재임중) 확인된다.

향후 각 대통령의 '레임덕' 시작 시기를 규정하는 지표로도 쓸만해 보인다.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곁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1
2022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곁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