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돌아보면 아쉬운 일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만, 당선 소감을 쓰려고 책상에 앉으니, 지난날들이 스치듯 머릿속을 지나갑니다. 손 내밀어 잡을 수도 없는 그 시간, 아픔으로 응어리진 가슴을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 어떤 꿈도 가질 수 없었던 청춘의 시간도 지나고,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살이에 서툴러서 자식들에게 부족한 어미였다고 자책도 했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될까요?
당선 통보를 받았지만, 실감 나지 않았고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두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둥둥 떠다닙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오롯이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힘들고 지쳤던 과거의 나에게 건네는 위로였습니다. 이제 여유 있는 발걸음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가슴이 벅찹니다. 감개무량합니다. 구순인 어머니께서도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어머니 생전에 이런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저는 지금 초등학교에서 급식 도우미로 일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겨울방학을 하면 이 일도 마무리 짓게 됩니다. 그때까지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열심히 일할 겁니다. 내년에는 어떤 일자리를 만날까, 때 이른 김칫국을 마셔봅니다.
살기 바빠 연락이 뜸한 자식의 근황을 핸드폰 앱의 프로필사진으로 봅니다. 가끔은 외롭지만 그래도 저는 괜찮습니다. 아직 일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모릅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하는 시니어로 살고 싶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쩔쩔매지만, 살아왔던 경험치를 바탕으로 신발 끈 다시 매고 천천히 서두르겠습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온 이 세상의 모든 시니어에게 제 글을 바칩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매일신문사와 심사위원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함께 글쓰기를 했던 '작가도전교실' 문우님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소중한 가족들과 조촐한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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